2026 e스포츠 월드컵 리그 오브 레전드 4강에 진출한 T1의 '도란' 최현준. 파리=김효경 기자
T1이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챔피언 한화생명을 꺾었다. MSI 예선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며 EWC 4강에 진출했다. ‘도란’ 최현준의 반등이 빛났다.
T1은 1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열린 2026 e스포츠 월드컵(EWC) 리그 오브 레전드(LoL) 8강전에서 한화생명을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었다. 2024년 우승, 2025년 3위를 기록한 T1은 18일 코르민 코프(프랑스)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최근 분위기는 한화생명이 좋지만 다전제 강팀 T1의 저력이 1세트부터 발휘됐다. T1은 꾸준히 사냥을 하면서 한화생명 선수들의 빈틈을 노렸다. 최근 경기력이 저조했던 최현준이 솔로킬까지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기술적인 문제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지만 변수로 작용하진 못했다. 바텀 라이너 ‘페이즈’ 김수환은 12킬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세트에선 한화생명의 반격이 거셌다. 하지만 T1은 차츰차츰 주도권을 빼았다. 18분 경 또다시 퍼즈가 발생했지만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MSI와 조별리그에서 주춤했던 최현준과 ‘오너’ 문현준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승리를 거뒀다. 최현준은 10킬을 올렸다. 경기 뒤 만난 최현준은 중단된 상황에 대해 “자기 최면을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잘 가라앉히고 어떤 플레이를 하는 게 좋을지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적으로 부담이 컸던 최현준의 표정은 홀가분해 보였다. 그는 “많은 분들이 한화생명의 승리를 예상했는데, 그런 예상을 깨고 이변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 뿌듯하다”고 했다. 최근 부진에 대한 질문엔 “마음이 좀 급했던 것 같다. 팀적으로 여러 가지 좀 해결이 안 되는 문제들도 있었는데, 팀원들과 여러 얘기를 나누면서 자신감을 올렸다 올렸다”고 말했다.
2026 EWC에 출전한 T1 LoL 팀. 사진 EF
최현준은 게임 외적인 피지컬과 컨디션 관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컨디션 관리가 오늘 좀 더 잘되서 몸이 가벼웠다. 어제는 어깨도 좀 무거웠다. 그래서 폼롤러 운동과 맨몸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T1은 국제전, 그리고 다전제에 강한 팀이다. MSI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었지만 EWC에선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최현준은 “우리 팀원의 목표는 우승이기 때문에 그 목표에 걸맞게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준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최근에 속상한 일도 있었지만, 프로라면 잘할 때는 칭찬받고 못할 때는 비판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칭찬해주신 분들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MSI에 이어 EWC까지 연패를 노렸던 한화생명은 2년 연속 8강에서 탈락했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우승을 하기 위해서 다 같이 열심히 했는데 8강으로 마무리하게 되어서 아쉽다. 일정이 좀 고됐던 부분도 있다. 선수들한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돌아가서 잘 쉬고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T1과의 대결에 대해선 “언제나 고점이 높은 팀이고 방심할 수 없는 팀이라 생각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는 아니다. 우리가 방심하거나 실수를 하면 충분히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쉽게 8강에서 탈락해서 팬들에게 죄송하고 다음 경기 때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한국 팀들이 우승하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