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 눈앞…5년 만에 최대폭 증가
중앙일보
2026.07.18 17:20
2026.07.18 18:11
부산항 신선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3만9164달러로 추산되면서 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올해 안에 사상 처음으로 1인당 GDP 4만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9164달러로 추산됐다. 지난해보다 2750달러(7.6%) 증가한 것으로, 2021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올해 경상성장률을 12.3%로 전망했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 영향으로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경상성장률이 예상된다.
이를 지난해 경상 GDP 2676조6748억원에 적용하면 올해 경상 GDP는 3005조9058억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지난 16일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인 1487.19원과 올해 총인구 5160만9121명을 적용하면 1인당 GDP는 3만9164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 4.6%와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내년 1인당 GDP는 4만1024달러로, 사상 처음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16년 1인당 GDP 3만839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했다. 이후 2018년 3만5359달러까지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3만3652달러까지 감소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 반도체웨이퍼가 전시돼 있다. 뉴스1
2021년에는 경제활동 재개와 경기부양 효과로 3만7534달러까지 반등했으나, 2022년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다시 3만4875달러로 낮아졌다. 이후 증가세를 이어오다 올해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456.1원보다 낮아질 경우 올해 안에 1인당 GDP 4만 달러를 처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규모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원화 기준 명목 GDP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환율 수준이 유지되면 달러 기준 GDP도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최근 ’3·4·5 경제 대도약’ 전략을 발표하며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수출과 1인당 소득 5만 달러는 현재의 성장 흐름과 정책적 노력이 이어진다면 2030년까지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대만은 한국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통계당국은 올해 1인당 GDP 전망치를 기존 4만4000달러에서 4만56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약 3만9500달러 수준에서 올해 처음 4만 달러를 넘어 단숨에 4만5000달러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은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올해 한국과 대만의 1인당 GDP를 각각 3만7412달러와 4만2103달러로 전망했지만, 최근 정부 추산치와 대만 당국 전망치를 적용하면 양국 격차는 약 6450달러까지 벌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만은 AI 관련 수출 품목이 다양해 물량 증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반도체 가격 상승효과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안정적인 물량 기반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