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해 폐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운용 방식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19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이미 도입된 상품이고 투자자 자금도 10조원 이상 들어가 있는 만큼 상장 폐지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어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상승장에서는 상승폭을, 하락장에서는 하락폭을 2배로 확대하는 특성이 있다”며 “괴리율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특정 시간대에 매도 압력이 집중되는 만큼 시장 충격을 줄일 방법을 당국과 자산운용사, 증권사들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ETN은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차이인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가 운용 비중을 조정한다.
이 과정에서 기초자산 매매가 특정 시점에 몰릴 수 있으며, 특히 주가가 급락할 때는 레버리지 배율을 맞추기 위한 대규모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주가 하락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 실장은 괴리율 관리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괴리율 관리 주기를 30분보다 길게 2시간 정도로 조정할 수 없는지, 꼭 현물을 사고팔아 관리해야 하는지, 파생상품을 활용할 수는 없는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특정 시간대에 시장 충격이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부동산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 현상과 관련해 “많은 국민께 죄송하다”며 “부동산 수급 등 여러 요건이 굉장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무겁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최근 “닥치고 지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며 “현재의 수요 압력을 감안하면 매우 도전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은 단기간에 '뚝딱' 이뤄질 수 없는 만큼 비아파트 공급과 매입임대 활성화, 민간 오피스텔 공급 확대, 3기 신도시 상업용지의 주택용지 전환 등 단기간 효과를 낼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총동원해 절박한 심정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입임대 활성화가 단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라며 “서울의 상업용 건물을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등 즉각적인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재개발·재건축에 대해서는 “만능키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절차를 단축하고 용적률을 조정하는 논의는 가능하지만 재개발·재건축은 최소 3~5년이 걸려 단기 공급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 준공업지역 활용 방안과 관련해서는 “영등포·구로 등 서울에 준공업지역이 많다는 점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말씀드렸더니 직접 현장을 찾았다”며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협업하면 훨씬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서울시장과도 별도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다주택자와 1주택자를 구분하고, 실거주와 비실거주를 차등 적용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1주택자라도 초고가 주택은 부담 능력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방향은 어느 정도 정리됐고, 남은 것은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라고 말했다.
보유세를 높일 경우 양도소득세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충분히 감안하고 있다”면서도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를 반드시 낮춰야 한다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적정한 시기에 매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후에는 부담을 높이는 방식 등 다양한 설계가 가능하다”며 “과세 형평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