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에 주둔 중이던 미군 2명이 “90%가 궤멸됐다”던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보복 공격’ 성격의 8일째 이란 공습을 지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전용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군의 공습이 호르무즈해협에 위치한 이란의 군사시설에 이어 이란 내륙 민간 시설물로 확대되며 전쟁이 전면전의 기류가 커진 가운데, 이란의 공습에 의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지상군을 투입한 이후 이란의 공습을 막지 못할 경우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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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에 무기 소진?…결국 방공망 뚫렸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8일(현지시간) “17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방어하던 중 요르단에 주둔 중이던 미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공격 받은 곳은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북동쪽 100㎞에 위치한 공군 기지로 추정된다. 완벽을 자처하던 미 공군의 방공망까지 뚫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지난 14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세파 뉴스(Sepah News)는 바레인과 쿠웨이트에 위치한 미국의 군시설에 자폭 드론 공격을 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 닷새동안 4차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요르단에 위치한 미 공군 기지에선 17일 이란의 미사일 공습을 받고 미군 2명이 사망했다. AFP=연합뉴스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미군 사망자는 16명, 부상자는 430명이 넘는다. 특히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폐기되고 전투가 개개된 이후 이란군의 공격으로 미군 병사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강 미군의 방공망도 언젠가 뚫릴 수 있다는 우려는 개전 초기부터 제기돼왔다. 마이클 호로비츠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3월 보고서에서 “미국은 3만 5000달러짜리 드론을 400만 달러짜리 패트리엇 미사일로 막고 있다”며 “미군의 최우선적 과제는 이란의 발사능력을 봉쇄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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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궤멸됐다”더니…“미사일 70% 유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폭스 인터뷰에서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무기 역량이 90% 줄었다”며 특히 “드론과 미사일, 발사대 등 주요 전력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전면전이 벌어지더라도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대한 게릴라식 공습을 넘는 이란의 대응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14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산하 세파 뉴스(Sepah News)는 바레인과 쿠웨이트에 위치한 미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란은 다수의 값싼 드론을 보내 상대의 방공 역량을 소진시킨 뒤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반면 영국의 가디언은 유출된 미국의 정보평가를 인용해 “지난 5월 기준 이란은 미사일 재고와 발사대의 70%를 유지하고 있고, 호르무즈해협 일대의 미사일 발사 장소 33곳 중 30곳을 복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특히 값싼 드론을 먼저 보내 미국 및 중동국가들의 방공무기를 소진시킨 뒤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는 전술을 써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 전사자가 발생한 요르단 공군기지에도 “지난 닷새동안 4차례의 공격이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군 수십 명이 부상하고 헬리콥터 여러 대가 손상됐다”고 전했다. 지속된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방공 능력이 소진된 이후 날아온 미사일 공격을 막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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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복’ 지시에…이란 ‘재보복’ 대응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5시간 30분에 걸친 보복 공격에 나섰다. 특히 8일째 이어진 이날 대응에 대해선 “미군 장병을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신속히 응징하기 위한 것으로 군 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른 조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전사에 따른 강한 보복을 지시했다는 뜻이다.
지난 16일 미 중부사령부는 오만만에서 '웬 야오'호에 승선해 검문 작업을 벌이는 제11해병대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재 이란 주변엔 해병대 2000명이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국영 매체들이 전한 피해 상황에 따르면 이날 미군은 호르무즈해협에 접한 항구도시 시리크는 물론 내륙 도시인 하자바드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호르무즈해협 입구에 있는 에너지 물류 핵심 거점인 게슘섬도 최소 6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남부의 주요 항구인 반다르아바스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
보복을 받은 이란은 재보복으로 대응했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이란 군부는 이날 쿠웨이트 소재 미군 기지 2곳에 자폭드론 공격을 가했다. 목표물은 우다이리 기지에 위치한 미군의 탄약 창고와 알리알살렘 공군기지의 패트리엇 및 공중감시 레이더였다. 다수의 드론을 동원해 미군의 방공 시스템을 소진시키는 작전을 반복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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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 병력 집중…결국 ‘전면전’ 향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란이 미국의 조건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와 교량 등 이란의 기반시설까지 폭격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일부 민간시설에 대한 공격은 이미 시작됐고, 이란 핵시설 타격은 물론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15일 이란을 향해 공습을 가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이날 국무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인들의 중동 지역 여행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전쟁이 본격화됐던 지난 3월과 동일한 조치다. 이 역시 전면전에 대비한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이 유럽에 있던 전투기를 중동으로 다시 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악시오스는 이스라엘 측에 공중급유기 수십대를 추가 배치하는 계획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공중급유기는 장거리 공습 작전의 핵심이다. 공중급유기 수십대가 추가될 경우 미군의 전력은 전쟁 초반 수준과 비슷해진다. 특히 이번엔 제11해병원정대 소속 병력 2000명까지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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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대악마…적에게 못 잊을 교훈 줄 것”
이란도 전면전에 대비하는 기류다. 이란은 이날 양해각서(MOU) 의무 이행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성명을 내고 미국을 ‘대악마’로 칭하며 “적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모즈타바는 이번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서면 성명만 냈다. 대신 그의 군사고문인 모흐센 레자이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미군의 공격이 2~3일 지속되면 전면적 공세 및 파괴적 작전 단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시간 16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사망을 언급하면서 '누가 다음일까'라는 문구를 넣었다. 문구에 표기된 영문자 D와 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EPA=연합뉴스
이란은 중동에 위치한 미군 시설의 방공망을 집중 공격해 전면전 상황에서 미군의 피해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미국에 우호적인 중동국가의 민간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미군에 대한 군기지 제공 등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특히 이번엔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끌어들여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이후 원유 수출의 우회로로 활용돼온 홍해까지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두 개의 원유 수출로가 동시에 막힐 경우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