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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입은 무릎 부상 딛고, 1500m 한국 신기록 쓴 박나연

중앙일보

2026.07.1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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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만에 여자 1500m 한국 기록을 경신한 박나연(오른쪽). 18일 열린 일본 호크렌 디스챌린지 1500m에서 4분13초87로 우승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34년 만에 여자 1500m 한국 기록을 경신한 박나연(오른쪽). 18일 열린 일본 호크렌 디스챌린지 1500m에서 4분13초87로 우승했다. 사진 대한육상연맹

한국 여자 1500m 기록이 34년 만에 깨졌다. 주인공은 중학생 때 입은 부상으로 고전하다 20대 중반에 재기에 성공한 박나연(28·원주시청)이다. 오랜 부상을 딛고 마침내 한국 기록까지 경신하는 휴먼 드라마를 썼다.

박나연은 지난 18일 박나연(28·원주시청)은 지난 18일 일본 시베쓰에서 열린 2026 호쿠렌 디스턴스챌린지 여자 1500m에서 4분13초87로 우승했다. 그는 1992년 이미경(51)이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세운 한국 기록(4분14초18)을 0.31초 앞당겼다.

박나연은 포항 대흥중 3학년 때 참가한 소년체전 8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육상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튿날 열린 1500m에서 왼쪽 무릎 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육상 선수에겐 치명적인 부상이다.

그러나 굴하지 않았다. 고교 입학 후 재활에 매진한 박나연은 2학년 때 다시 트랙에 설 수 있었다. 이듬해엔 전국체전 여고부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을 알렸다. 그대로 성장한다면 임춘애(57) 이후 명맥이 끊긴 800m·1500m 전문 선수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실업팀 입단 후 후유증이 엄습했다. 800m와 1500m 모두 기록이 뒷걸음질쳤다. 2020년 이후엔 4년이라는 긴 슬럼프를 거쳤다. 그러다가 지난해 반전이 일어났다. 한해 동안 여자 1500m 일반부 기록을 네 차례나 경신한 것이다.

유영훈(54) 육상 중·장거리 국가대표팀 감독은 “부상 후유증으로 겨울만 되면 무릎에 아파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2024년 말부터 통증이 사라졌다”면서 “이후 스피드와 장거리를 병행하면서 레피티션(반복) 등 고강도 훈련을 한 덕분에 기록이 좋아졌다”고 했다.

34년 만에 여자 1500m 한국 기록을 경신한 박나연. 사진 대한육상연맹

34년 만에 여자 1500m 한국 기록을 경신한 박나연. 사진 대한육상연맹

중·고교 시절 800m를 주력으로 삼은 박나연은 힘이 좋고, 또 지구력이 남다르다. 단점은 부상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이 첫손에 꼽힌다. 유 감독은 “자신이 몸이 안 좋다고 느낄 때 두려워한다. 아직 멘탈이 부족하다”며 “멘탈 코치를 따로 붙이기도 하고, (감독으로서) 달래기도 하고 쏘아붙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박나연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해 뛰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한국 기록을 경신한 뒤엔 “더 자신 있게 했으면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후회했다”고 유 감독은 전했다.

일본에서 돌아온 박나연은 곧바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돌입한다. 목표는 메달권이다. 유 감독에 따르면 박나연의 시즌 기록은 6위권. 중장거리 강국 일본·중국을 비롯해 아프리카 선수를 영입한 바레인·카타르 등이 경쟁 상대다. 유 감독은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메달권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은 1986 아시안게임 임춘애 이후 여자 800m·1500m에서 메달이 없다. 1500m 아시아 기록은 3분50초46(취윈샤), 세계 기록은 3분48초68(페이스 키피에곤)이다.

김영주 기자 [email protected]



김영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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