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노무현 적통’ 논쟁을 촉발했던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엔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소환했다.
정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 이 전 총리의 배우자 김정옥 여사를 만난 일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민주적 국민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특히 민주당이 집권하려면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말씀해주셨다”며 “마치 이해찬 총리로부터 민주당 과거를 듣는 것 같았다”고 적었다. 이어 김 여사가 선거 구호와 공보물 방향, 당 정체성 등을 조언했다고 전하며 ‘정치적 계승 관계’를 부각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고(故) 이해찬 전 총리 배우자인 김정옥 여사. 사진 정청래 전 대표 페이스북
김 여사가 자신의 후원회장을 맡아준 것에 대해서는 “사모님께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제 슬로건이며 꼭 그런 대표가 되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민주당의 정체성은 끊임없이 개혁하고 특히 검찰개혁을 꼭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공희준 정치 컨설턴트는 “노무현에 이어 이해찬을 소환한 것은 적통·유훈 정치를 통해 강성 당원을 결집하려는 전략”이라며 “정청래와 이해찬의 정치적 연결고리는 뚜렷하지 않지만, 유시민을 아낀 인사가 이 전 총리다. 사실상 유시민이 중간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X 도전과 대응, 혁신 성장 포용을 위한 국가전략' 을 주제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국민경제자문회의 공동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공
경쟁자인 송영길 의원은 자신의 확장성을,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이재명 정부 성공론’을 앞세워 적통 논쟁을 우회했다. 송 의원은 이날 부산 민주당원 타운홀미팅에서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수혈한 젊은 피 1호가 송영길”이라며 “적통이 분명한 사람은 오히려 외연 확장과 포용에 자유롭다. 그런 면에서 난 가장 자유로운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외연 확장면에서 당이 지향하는 바를 (내가) 정확하게 해낼 수 있다”고 했다. 송 의원은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송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적통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면서 “핵융합 전문가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후원회장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이 부의장은 국제핵융합연구평의회(IFRC) 의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혁신본부장 등을 지낸 과학기술 전문가다.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19일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 뉴스1
김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전대의 본질은 위장한 반명 분열주의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이라며 “이재명 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냐. 이재명 정부 흔들기와 민주당 쪼개기냐. 유일한 해법은 전 당원 백프로 참여와 투표”라고 적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온라인 매체에서 제기하는 정 전 대표와 신천지 관련설을 겨냥한 발언 같다”고 해석했다.
전날 대전, 전북을 찾은 김 전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 폭우 피해 현장과 안동시의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안동 최초 민주당 소속 시의회 의장인 이재갑 의장이 “TK(대구·경북) 민주당의 척박한 토양이 푹 적셔실 때 김 전 총리가 뭔가를 심으면 잘 되지 않을까”라고 말하자, 김 전 총리는 “심는 건 이미 대통령이 심으셨다. 제가 물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전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수해지역을 방문,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 김 전 총리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