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김포과학기술고와의 1회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강릉고 3학년 내야수 박상준. 올해 열린 고교 전국대회를 통틀어 처음 나온 진기록이다. 송봉근 객원기자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올 시즌 첫 번째 사이클링 히트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강릉고 3학년 내야수 박상준(18)이다.
박상준은 19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김포과학기술고와의 1회전에서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을 고루 터뜨려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올해 고교야구 전국대회를 통틀어 처음 나온 진기록을 앞세워 강릉고의 15-2 대승을 이끌었다.
근래 들어 고교야구 관계자들은 참가팀 간 전력 비대칭 현상이 심화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수년 간 ‘스포츠클럽’ 형태의 신생 야구부가 우후죽순 생겨난 이후 나타난 변화다. 기존의 학원 야구부와 신설 클럽 간 전력 격차가 크다 보니 일방적인 경기가 대폭 늘었다. 주말리그서 콜드게임이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전국대회에서도 41-0이라는 스코어가 등장해 야구계가 술렁였다.
그럼에도 실력 뿐만 아니라 행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사이클링 히트는 여전히 가치 있는 기록이다. ‘올해 1호 작성자’ 박상준에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진 이유다. 강릉고 4번 타자 겸 1루수로 나선 그는 1회말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3회 1사 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렸고, 타자일순하며 다시 돌아온 2사 2, 3루 찬스에서 우중간 담장을 총알처럼 넘기는 비거리 130m 3점홈런을 터뜨렸다.
강릉고가 3회까지 14-2로 크게 앞서 콜드게임 승리(5회까지 10점 차 이상)가 유력한 상황에서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였던 4회 네 번째 타석에서 박상준이 또 한 번 장타를 때려냈다. 우익수 오른쪽으로 뻗어나가는 타구를 보며 전력질주한 끝에 기어이 3루를 밟아 대기록을 완성했다. 값진 기록과 함께 강릉고의 완승을 이끈 박상준은 “사이클링 히트는 처음이다. 엄청난 기록을 전국대회서 달성해 더욱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곁에서 흐뭇한 미소와 함께 지켜보던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박)상준이 방망이 소질 만큼은 모두가 알아준다”면서 “다만 걸음이 느린데, (4회엔) 마지막 기회임을 느꼈는지 3루까지 죽어라 뛰더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4회 3루타를 때려낸 야구공을 ‘기념구’로 알뜰히 챙긴 그는 “친형(박상민)도 전주고 투수다. 1년 유급해 나와 같은 학년이 됐는데, 오는 9월 2027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만족스런 순번으로 지명되길 기대한다”면서 “대통령배 정상에 다가갈수록 꿈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겠느냐”며 의욕을 보였다.
한편 물금고는 경민IT고를 11-3으로, 서울HK야구단은 대전고를 5-4로 각각 꺾었다. 우승 후보 부산고는 성남고를 3-1로 제압했다. 메이저리그 러브콜을 뿌리치고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확정한 부산고 3학년 하현승은 타석에선 2루타 포함 4타수 2안타 1득점, 마운드에선 7회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을 각각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