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겨냥해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증시 변동성 완화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등 해외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규모가 국내보다 크기 때문이다.
19일 홍콩 ETF 발행사인 CSOP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의 총 순자산은 지난 16일 기준 66억940만 달러(약 9조8000억원),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는 17억9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다. 두 상품의 합산 규모는 약 12조5000억원에 이른다. 앞서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투자 열풍이 이어졌던 지난 6월 23일에는 SK하이닉스 상품의 운용자산(AUM)이 170억5000만 달러(약 25조원)까지 급증했다.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약 11~13조원)의 1.5~2배 수준이다.
이들 상품은 매일 목표 레버리지(2배)를 유지하기 위해 장 마감 무렵 기초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장 막판 추가 매수·매도가 발생해 기초자산의 가격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운용자산만으로 실제 현물 매매 규모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홍콩 상품의 운용 규모가 국내와 맞먹는 만큼 해외 상품에서 파생되는 헤지·리밸런싱 수요 역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삼성전자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과 SK하이닉스 3배 레버리지 ETP가 상장돼 있다. 현재 운용자산은 삼성전자 상품이 186만7800달러(약 26억원), SK하이닉스 상품이 1584만7700달러(약 222억원)로 합산 약 248억원 규모다. 미국에서도 SK하이닉스 ADR(미국예탁증권)이 지난 10일 나스닥에 상장된 이후 관련 레버리지 ETF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해외 상장 상품에서 발생하는 리밸런싱 수요까지 줄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상품만 규제할 경우 해외발 매매 수요는 그대로 남아 변동성 완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영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이 해외에서도 상당한 규모로 운용되고 있는 데다, 두 종목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 수준까지 높아졌다”며 “특정 종목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된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국내 레버리지 상품 규제만으로 변동성을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