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와 마돈나, 샤키라 등이 출연한 북중미 월드컵 ‘27분짜리 하프타임쇼’를 두고 한 외신이 혹평했다.
20일(한국시간) 스페인과 아르헨티나가 결승전을 치른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 전반이 0-0으로 끝난 뒤 그라운드는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월드컵 96년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프로풋볼 수퍼보울처럼 하프타임쇼가 진행됐다.
케이팝 그룹 BTS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라이브로 열창했다. 빌보드 등 현지 연예매체들은 BTS가 역동적인 공연을 펼쳤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앞서 마돈나가 브라질 축구스타 호나우두, 호나우지뉴와 함께 차를 타고 어색하게 등장했다. 이어 오케스트라와 함께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인형들이 기타와 드럼을 연주하는 시늉을 했다. 저스틴 비버는 진지하게 의미는 있는 ‘에브리싱 할렐루야’를 불렀지만, BTS가 띄운 분위기를 뚝 끊기게 만들었다. 샤키라와 버나 보이가 대회 공식 주제가인 ‘다이다이’를 부르며 분위기를 겨우 살렸다.
저스틴 비버가 북중미월드컵 하프타임쇼에서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불렀다. AP=연합뉴스
글로벌스포츠매체 디 애슬래틱은 하프타임쇼를 두고 “매끄럽고 초현실적이었으나, 전적으로 불필요했다”고 혹평했다. 이 매체는 “축구는 축구인데, 우리가 알던 축구는 아니다. 미국 스포츠”라면서 “월드컵 최초 하프타임쇼를 도입해 새 지평을 열었지만, 가장 큰 경기를 27분동안 중단시킨 채, 저스틴 비버가 약간은 지루해보이는 표정으로 기타를 치며 전세계 인구 절반에게 세레나데를 부르게 했다”고 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안무가 잘 짜여졌고, 재미있고 웅장하고 화려했을지언정, 뜬금없고 억지로 꾸며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수퍼보울 하프타임쇼를 명백히 베낀 것에 불과했다”고 했다.
압도적인 라인업으로 단 11분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가 망친 콘서트 같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잉글랜드 공격수 출신 웨인 루니도 BBC에 출연해 “가장 좋았던 건 쇼가 끝났을 때였다. 출연한 아티스트 대부분을 좋아하지만, 쇼 자체는 형편 없었다”며 팬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물론 이날 90분간 0-0으로 끝난 ‘노잼 경기’보다, 하프타임쇼가 나았다는 평가도 있다.
샤키라가 북중미월드컵 하프타임쇼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을 돈벌이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애플, 비자 등 다수의 기업들이 하프타임쇼 광고를 위해 거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축구평의회 규정에는 하프타임 휴식시간은 15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규정까지 어겨가며 27분 넘게 진행됐다.
디애슬레틱은 “하프타임쇼를 보는 내내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들었다. 왜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리오넬 메시)가 콜드플레이 노래를 듣기 이해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긴 하프타임을 견뎌내야 하는가. 야말이 커리어상 가장 긴 하프타임 동안 몸이 식지 않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사이 BTS가 히트곡을 부르도록 허용한 것 쯤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과연 이 쇼가 과연 좋았을까. 우리가 앞으로 몇년 동안 이 쇼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까. 더 중요한 건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을까”라고 되물은 뒤 “하프타임이 27분동안이나 지속되어야 했는가. 아니다. 우리는 이게 축구계에 영구 도입되기를 원하는가. 절대 아니다”고 답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