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7일 제주 서귀포시 인근식당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경제인협회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삼성·SK·현대차·LG 등 재계 4대 그룹 총수를 한경협 회장단에 합류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4대 그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의 전신)를 탈퇴했다가 2023년 회원사로 복귀했지만 회장단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 17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등 주요 현안으로 4대 그룹이 가장 중요한 때인 만큼 회장단에 들어오라고 하기 미안해 말을 못 꺼내고 있다”며 “각자 결정하는 게 맞지 않겠나. 다만 제가 공약으로 세웠으니 이를 지키고 한경협 회장을 그만두는 게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장직 3연임 가능성도 열어뒀다. 류 회장은 “3연임을 안 하면 좋겠지만 과연 가능할지는 내년에 가봐야 알겠다”며 “임기인 내년 2월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후에는 좋은 방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풍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류 회장은 2023년 한경협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2월 연임해 내년 2월 두 번째 임기가 끝난다.
지난 3년간의 소회도 밝혔다. 류 회장은 “이제 한경협이 한결 제자리를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조업 중심이던 회원사도 하이브·네이버·카카오·두나무 등이 들어오며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불거진 성과급 논란에 대해선 “성과에 따른 보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충분한 논의와 절차를 거쳐 진행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성과급을 획일적으로 정하는 방식은 중소기업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5일 제주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6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풍산의 향후 구상도 밝혔다. 상반기 제기된 방산 부문 매각설에 대해서는 “매각을 검토한 적은 있지만 방산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 지금은 팔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산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 일부는 고향인 경북 안동에 골프장과 호텔 등 서비스업 신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류 회장은 “사람들이 지방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국내 최고 수준의 골프장을 안동에 짓고 싶다”며 “토지 매입과 인허가 절차를 시작했으며 내년 말쯤 공사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경협의 ‘뉴 K인더스트리 전략’ 추진 의지도 강조했다. 인공지능 전환(AX)과 서비스·제도·인프라 혁신을 통해 산업 구조와 성장 방식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류 회장은 “K산업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떠오르는 분야가 몇 군데에 편중돼 있고 전통 제조업 주력 분야는 빠져 있다”며 “대한민국 산업 대전환을 위해 올해 발표한 뉴 K인더스트리 전략 추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