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국을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타스통신=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의 면담에서 “(양국이) 모든 분야에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북·러 간 협력이 다각화하는 흐름을 재확인한 것으로 양국 간 군사협력에 대한 의견 교환과 함께 북·러 정상회담 일정 조율 등도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최선희와 만나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높이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우리의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지와 쿠르스크 지역 해방에 참여하기 위해 조선인민군 병력을 파병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러시아군을 도왔고 국가 훈장을 받은 북한 군인들의 전투 공적은 러시아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고리로 북한과의 관계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는 러시아가 전방위 밀착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푸틴은 또 “북한이 곧 6·25 전쟁 승리 73주년이라는 기념일을 맞이한다고 알고 있다”며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북한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지정했고 1996년부터 국가 명절인 ‘전승절’로 격상해 기념하고 있다. 푸틴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쌓아온 깊은 상호 이해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국을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났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타스통신=연합뉴스
최선희는 면담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간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에 기초해 우리 관계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것은 우리의 변함없고 일관된 입장”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서 러시아와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및 동맹 관계를 확고히 발전시켜 나간다는 전략적 노선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희는 “국가의 주권과 안보 이익, 영토 보존을 수호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러시아의 모든 노력을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없이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쿠르스크에 파병됐던 공병부대 환영식에서 공병부대의 활약을 치켜세웠는데,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장기적 전후 재건에 초점을 둔 파병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으로 북·러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이 우크라이나전 파병과 관련한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는 정보당국의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러시아 측 발표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양측은 면담에서 정상회담 일정도 조율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요 외교일정이나 양국 간 기념일이 없는 시점에 이뤄진 북한 외교수장의 모스크바행은 정상회담 관련 논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매개로 북·러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23년 보스토치니 북·러 정상 회동때처럼 푸틴이 EEF 참석을 위해 동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해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김정은이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이 모스크바에 전격 방문한다면 그 자체로 북·러 간 밀착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