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사흘간의 부분파업에 돌입한 지난 13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명촌정문에서 공장 오전조 근무자들이 평소보다 2시간 일찍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에 생산 기반을 둔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65세 정년연장과 상여금 확대 등을 요구하는 노조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회사 측이 맞서면서 두 사업장 모두 파업 국면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먼저 파업 수위를 높인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 노조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주·야간 교대조별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앞서 교대조별 2시간 부분파업 이후에도 협상에 진전이 없자 투쟁 강도를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하루 최대 8시간 생산라인이 멈추면서 완성차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노사는 지난 8일 15차 교섭 이후 공식 협상을 이어 가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 등을 담은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인상, 65세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춰 현행 만 60세인 정년을 최대 65세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현재 현대차는 만 60세 정년 이후 숙련재고용 제도를 통해 촉탁 계약직으로 1년간 추가 근무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정년연장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며, 해고자 복직은 법적 판단이 끝난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계는 파업 장기화에 따른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부분파업으로 7000여대의 생산 차질과 3000억원 규모의 매출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파업이 길어질 경우 협력업체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 전반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영일 현대자동차 대표는 최근 담화문에서 “파업 끝에 남는 것은 누적되는 생산 손실과 임금 피해, 외부의 비난뿐”이라며 “교섭 대상이 아닌 해고자 복직과 단체협약 사항인 정년연장, 상여금 인상 요구에 막혀 파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6년 단체교섭 투쟁 승리를 위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뉴스1
HD현대중공업도 교섭이 답보 상태다. 노사는 지난달 상견례 이후 13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배분, 휴양시설 운영을 위한 경상비 20억원 출연, 통상임금 산입 범위 확대, 정년연장, 신규 인력 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의 지난해 부분 파업 모습. 조합원들이 울산 조선소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경적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는 회사가 오는 21일 교섭에서도 구체적인 제시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등 파업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성실히 교섭에 임하고 있으며,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