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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전이냐 지상전이냐…국방장관 해임 후 내홍 커지는 우크라

중앙일보

2026.07.2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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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자신의 해임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자신의 해임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서 국방장관 해임 이후 내부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국방장관이 추진해 온 드론(무인기) 중심 군 개혁과 군 수뇌부가 중시해온 지상전 전략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 해임의 배경으로 떠오르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하일로 페도로우(35) 국방장관이 해임된 이후 사흘째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오데사, 르비우 등 여러 도시에서 해임 반대 집회가 이어졌다.

지난 18일 저녁에는 키이우 대통령실 인근 이반 프랑코 광장에서 시민 최대 1만 명이 모인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의 선택은 페도로우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페도로우의 장관 복직을 주장했다. 군 내부에서도 파블로 옐리자로우 공군 부사령관이 페도로우 해임 직후 사직을 신청하는 등 일부 반발이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초상화를 들고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취임한지 6개월 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해임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다. AP=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초상화를 들고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취임한지 6개월 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해임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열렸다. AP=연합뉴스

1991년생인 페도로우는 우크라이나에서 드론전의 상징이자 개혁파를 대표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정보기술(IT) 마케팅 기업 창업자 출신인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19년 28세의 나이로 디지털전환부 장관 겸 부총리에 임명됐다.

지난 1월 국방장관에 취임한 이후로는 드론과 로봇 등 무인장비를 통해 러시아의 병력 우위를 상쇄한다는 새로운 국방전략을 추진했다. 또 무인장비에 전방 보급과 부상병 후송 등 임무를 맡겨 병사들의 전장 노출과 인명 피해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했다. 로이터통신은 “페도로우 재임 기간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우크라이나는 전쟁 3년 만에 무인체계 중심의 민첩하고 경쟁력 있는 국방기술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2022년 10월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리만에서 열린 국기 게양식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당시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이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22년 10월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리만에서 열린 국기 게양식에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당시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이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점 때문에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과의 갈등이 커졌다. 시르스키는 소련군과 우크라이나군에서 기계화보병 부대를 거친 야전 지휘관 출신으로, 기갑·포병 등 지상전을 위한 재래식 화력을 중시하는 군인이다. 2022년 개전 직후 러시아군의 키이우 점령 저지 및 하르키우 대반격을 주도하는 등 여러 지상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로 인해 군 안팎에서는 두 사람의 갈등을 드론전과 재래식 지상전이라는 군사 노선의 충돌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페도로우가 시르스키 등 군 수뇌부를 향해 군 부패 개혁을 압박하면서 갈등이 심화했다. 페도로우는 해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르스키가 기술 중심 군 개혁을 가로막고 군 내부의 관료주의와 개혁 저항을 방치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은 이를 두고 “신세대 개혁가와 전통적인 군 수뇌부의 충돌”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시르스키는 페도로우 해임 당일 텔레그램 글에서 “지금은 전쟁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적었다. 사실상 개혁 반대 입장을 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궁 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궁 정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군 수뇌부(시르스키)와 국방부 지도부(페도로우)가 대통령 없이는 협상 테이블에 함께 앉지 않는다”라며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인정했다. 결국 페도로우를 해임하면서 시르스키를 선택한 셈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시 군 지휘체계에 대한 혼란을 우려해 젤렌스키가 어려운 선택을 했다”고 짚었다.

다만 페도로우 해임 이후 군 안팎에서 시르스키 비판 및 해임 여론이 높아지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르스키 경질도 검토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보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최대의 군사 지도력 위기에 처했다”고 짚었다. F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주말 시르스키의 후임자들을 면접했다고 알려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무력 충돌은 이날도 이어지고 있다. 19일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키이우를 겨냥해 미사일 41기를 발사했다. 로이터는 “이번 전쟁 들어 가장 큰 규모의 탄도미사일 공습 중 하나”라고 전했다. 우크라는 41기 중 18기를 격추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러시아의 유류창고 3곳과 흑해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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