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구성된 K-축구 혁신위원회(혁신위)가 세 번째 회의를 진행하고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인단을 늘리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박지성 K-축구 혁신위 공동위원장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브리핑에서 “(일부에서) 반발이 있을 거라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그런 이유로 선거 제도 개편이 원점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 축구는 협회장과 대표팀 사령탑이 모두 공석이다. 다음 달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내년 1월 개막하는 2027 아시안컵 준비를 제대로 시작하려면 차기 집행부가 들어서야 한다.
박 위원에 따르면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 등 혁신위 위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체육회가 현재 300명 이내 간선제를 규정한 회원종목단체 규정을 조속히 개정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축구협회 측은 체육회 개정안에 부합하는 선거인단 개편 검토안을 마련했고, 이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박 위원장은 “차기 회의 시 보완안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공정성과 대표성, 그리고 실현 가능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체육회는 지난 16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체육회 정관의 선거인단 관련 규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기존 2200명인 선거인단을 9만2000명으로 약 40배 이상 확대하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체육회 정관은 축구협회 등 종목단체 회장 선거 규정의 ‘모법’이라고 볼 수 있다.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로 규정된 신임 회장 선출 기한을 연장하는 개정안도 이날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의결을 거쳐 21∼22일 이사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박 위원은 “(축구협회 회장 선거인단이) 최소 수천 명 이상은 될 것”이라면서도“체육회가 기획한 안은 오랜 기간 검토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지만 축구협회는 이제 막 시작점에 있다. 지금 당장 얼마나 늘어날지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서둘러 치르는 것보다 많은 사람이 인정할 수 있는 환경에서 회장을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언제까지 해야 한다“라는 기한을 정해두지는 않았다. 최대한 시급하게 해야 한다는 건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위원장은 축구계 개혁의 전면에 선 자신과 이영표 혁신위 위원을 비판한 서강일 전북특별자치도축구협회장을 두고 “위치에 안 맞는 행동”이라고 했다. 앞서 서강일 전북축구협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위원장과 이영표 위원을 향해 “뭘 안다고 혁신위원회를 하나” “인생을 얼마나 살았고 경험이 얼마나 있다고 혁신을 말하냐”고 말해 논란이 됐다. 박 위원장은 “단순히 반대의 목적을 가지고 타당한 이유가 아닌 사항을 들게 되면 요즘에는 누구나 다 평가를 내리게 된다. 많은 분들이 (서 협회장의 발언에)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결국에는 그 분의 위치에 안맞는 행동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