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이 예비 시어머니를 청산염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 검찰이 보완수사를 경찰에 요구했다.
부산고검 창원지부는 20일 “최근 언론에 방영된 청산염 살인사건과 관련해 지난 7일과 이날 총 2회에 걸쳐 경남 진주경찰서에 7개 항목에 대한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요구에는 DNA 감식과 관련해 기존에 누락된 부분을 보완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분석해달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앞서 30대 여성 A씨는 2020년 3월 28일 경기 용인 주거지에서 800억대 재력가로 알려진 예비 시어머니 B씨의 벤츠 승용차 조수석에 청산염을 희석한 물을 생수병에 넣어 B씨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기소됐다. 청산가리로 알려진 청산염은 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로, 극소량만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B씨의 몸에서는 청산염이 치사량의 3배 넘게 검출됐다.
B씨는 같은 날 벤츠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통영대전고속도로 서진주 IC(나들목) 부근에서 방호벽을 충격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다른 운전자는 B씨가 안전띠를 맨 채 고개를 숙이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이 운전자는 사고 수습 과정에서 갈증을 느껴 벤츠 승용차에 있던 생수를 마셨으나 냄새와 맛이 역해 바로 뱉은 뒤 생수병을 구급대원에게 인계했다.
부검 결과 B씨 사인은 청산염 중독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 유족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경찰 요구를 거절한 채 친정어머니를 병원에 보냈고, 친정어머니는 병원 측으로 넘겨받은 생수병과 물을 모두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예물 문제와 고부 관계로 갈등을 겪었으며, 경찰이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결과 청산염이 담긴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이 비닐봉지에서는 A씨 DNA도 검출됐다.
A씨는 인터넷으로 ‘사람 죽이는 약’, ‘30층에서 떨어지면’, ‘추락사’, ‘화성살인사건 범인’ 등을 검색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런 점을 근거로 A씨를 기소했으나, 1심 재판부는 A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발견된 청산염과 DNA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면서 장갑을 준비하지 않고 현장에 있던 비닐장갑을 착용해 증거를 확보한 점을 들어 증거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재력가인 B씨를 살해해 경제적 이익을 얻거나 결혼을 성사하려 했다는 범행 동기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고, 간접사실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항소를 제기했고, 지난 15일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 심리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6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