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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안 본다…산만 오르면 장학금 준다

중앙일보

2026.07.20 08:01 2026.07.2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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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점도, 소득도 보지 않는다. 장학금을 받기 위한 조건은 단 하나, 등산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산행 인증’을 기준으로 내건 이색 장학금을 도입했다. UNIST는 ‘미산(彌山) 개척자(Pioneer) 장학금’ 신청을 받은 결과 당초 선발 예정 인원인 150명의 6배가 넘는 978명이 지원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쟁률 6.5대 1이다. 여름방학 중 모집이 이뤄졌는데도 신청자가 몰리자 장학금을 기부한 권준하 신익산화물터미널 회장은 선발 인원을 350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장학금은 성적이나 가정 형편 대신 산행 실적만으로 장학생을 선발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활동 기간(7월∼내년 1월) 영남알프스 주요 봉우리와 대학이 지정한 국내 명산을 오른 뒤 인증 앱을 통해 완등 실적을 제출해야 한다. 기간 내 6회 이상 완등하면 70만원, 3~5회는 3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UNIST는 지난 13일 권 회장과 박종래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5억원 규모의 ‘미산 개척자 장학금’ 펀드 기탁식을 열었다. 장학금 슬로건은 ‘정상을 향한 도전, 세상을 바꾸는 과학기술 개척자’다.

장학금 이름인 미산은 권 회장 선친의 호(號)에서 따왔다. 선친이 강조한 근검절약과 인내, 나눔의 정신을 후학 양성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UNIST와 권 회장의 인연은 학교 측의 장학금 기부 제안으로 시작됐다. 학교 관계자는 “권 회장 측에 기부를 제안했고,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장학금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교육·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꾸준히 기부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KAIST에도 같은 방식의 미산 등산 장학금을 조성했다.

장학금 운영은 5억원의 원금은 그대로 두고 펀드 운용으로 발생한 수익만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원금 보존형 펀드 기반 유언대용신탁’ 모델을 적용했다. 원금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장학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

권 회장은 “산을 오르는 일은 공부와 닮았다. 학생들이 더 큰 세상에 도전하는 힘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윤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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