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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증시 흔드는 코스피 변동성…부양책이 능사 아니다

중앙일보

2026.07.20 08:20 2026.07.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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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가 요즘 가장 주목하는 해외 증시가 한국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월가 펀드매니저들이 전날 코스피 움직임부터 확인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증시를 ‘오징어게임장’에 비유하며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경고했다.

해외의 한국 증시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달 22일 9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한 달 만에 6500선 안팎까지 밀려났다. 최근에는 사이드카도 거의 매일 발동되고 있다. 4~5월 미국 주식을 팔고 국내로 돌아왔던 서학개미들도 변동성을 피해 6월부터 다시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주가의 향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과도한 변동성은 큰 문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이끌어 온 반도체 주도 장세도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될지 낙관적 전망만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장중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준 것이나 중국 인공지능(AI) 모델들의 성능 향상도 반도체 장세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부는 그간 사실상 부양에 가까운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펼쳐 왔다. 그 결과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시 체급도 높아졌다. 그러나 국민연금의 국내 증시 투자 한도 확대와 레버리지 ETF 도입 등 부양 정책의 졸속 시행은 변동성에 기름을 부었다. 증시에 빚투가 만연해도 정부는 시장 과열 억제에 소극적이었다. 더 센 상법 개정과 유상증자 규제, 전방위적 부동산 규제 강화도 증시 띄우기를 뒷받침했다. 현 정부 경제 정책의 1순위가 증시 부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시장은 정부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증시는 흔들리고 부동산 시장은 오히려 불안해졌다. 최고의 수혜자는 과감하게 한국 증시에서 돈을 뺀 외국인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 코스닥은 37.59p(4.53%) 하락한 791.84로 마감했다. 김종호 기자

지난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463.81포인트(6.37%) 하락한 6820.60, 코스닥은 37.59p(4.53%) 하락한 791.84로 마감했다. 김종호 기자


정부는 증시 부양에 올인하는 정책 기조를 접어야 한다. 우선 정부가 ‘증시를 계속 띄우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역할은 주가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과열과 투기를 막으면서 장기 투자가 가능한 시장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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