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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쿠팡 물류센터 화재, 재발 막을 근본 대책 세워야

중앙일보

2026.07.20 08:22 2026.07.2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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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인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불이 사흘째 이어졌다. 소방 당국이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리고 장맛비 속에서 총력을 기울였지만 막대한 적재물과 복잡한 내부 구조, 짙은 연기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로 인한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인근 상가와 공장에 한때 대피령이 내려졌고, 학교와 어린이집은 휴교·휴원했다. 어제 저녁 큰 불길을 잡고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성공했지만, 대형 물류센터 화재가 지역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재난임을 보여줬다.
인천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발생 사흘째인 20일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인천시 서해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발생 사흘째인 20일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인천 물류센터는 지상 8층에 연면적 29만9000㎡로, 2021년 불이 난 경기도 이천의 쿠팡 물류센터보다 두 배 이상 크다. 당시 화재에서도 내부 적재물 때문에 진화가 어려웠고, 소방관 한 명이 순직하고 말았다. 진화작업이 마무리되면 소방 당국과 경찰은 발화 원인은 물론이고, 스프링클러와 방화 설비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특히 불이 난 6층의 내부 구조는 단순한 3단 선반식 랙이 아니라 사실상 복층 구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형태라면 천장의 스프링클러나 외부에서 분사한 소화액이 바닥의 불길까지 도달하기 어렵다. 이 구조가 불법 증축인지 여부도 조사를 통해 가려야 한다.

정부와 소방 당국은 대량의 적재물과 복층형 랙을 전제로 대형 물류센터의 방재 대책을 다시 짜야 한다. 사람이 작업하는 다층 랙에는 강화된 소방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화재 발생 이후의 대책도 보완해야 한다. 진화작업의 장기화에 대비해 소방 인력과 장비 동원 체계를 재점검하고, 화재 확산에 따라 인근 주민을 대피시키고 학교 휴교 등을 결정하는 절차와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쿠팡 측도 적극 나서야 한다. 빠른 배송과 효율을 위해 시설을 초대형화하고 물품을 고밀도로 쌓는다면 안전 투자도 그에 걸맞게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법정 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5년 전 대형 화재를 겪고도 비슷한 화재가 반복되고 말았다. 대형 물류센터는 한번 불이 나면 진화가 어려운 만큼 실효성 있는 화재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조기 진화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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