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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 구성도 안 됐는데 법안 강행 처리부터 나선 여당

중앙일보

2026.07.20 08:24 2026.07.2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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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법 개정안에 대해 팔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법 개정안에 대해 팔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후반기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협치의 가치가 또다시 짓밟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 등을 담은 특검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상정하고 강행 처리에 나섰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지만, 24시간이 지나면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중단시키고 법안을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 거대 여당은 논란 법안을 밀어붙이고, 야당은 필리버스터로 저지하는 비정상적인 정국이 또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여야 간 상임위원회 배분 등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말 그대로 원 구성은 국회의 정상적 가동을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에 해당한다. 여야가 상임위원장을 배분하고 의사 일정에 합의하는 절차 자체가 의회민주주의의 핵심인 대화와 타협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단독 개원을 강행한 데 이어 특검 연장법안 상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의회를 다수당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 기구로 전락시킨 행위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밀어붙이려는 법안 자체도 명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종합특검은 이미 두 차례나 수사 기간을 연장해 가동됐는데, 수개월 동안 수많은 인력과 혈세를 쓰면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같은 ‘부실 수사’ 논란에 더해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비롯한 영장 기각률이 60%를 넘어 ‘무리한 혐의 적용’이라는 시비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데도 수사 기간을 8월 말까지 또 늘리고 공무원을 추가로 파견받겠다고 하니 야당에서 “특검의 칼로 야당을 탄압하는 공안정국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라며 반발이 나올 만하다. 여당이 특검을 상설기구화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학계에서도 “살아 있는 권력의 하명 수사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는 국회를 극한 대립의 장으로 몰아넣을 게 뻔하다. 과거 보수 정당이 다수당이던 시절 유사 선례가 있었다고 하지만, 그 선례가 국정을 책임진 여권의 부적절한 행태에 면죄부를 주지 못한다. 조정식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의회 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속도전’을 멈추고 야당과의 원 구상 협상에 더욱 공을 들여 국회 정상화부터 이뤄야 할 것이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주의의 기본 원칙을 고려해 과거 법사위원장직을 야당 몫으로 했던 것을 민주당이 뒤집은 만큼 국회 정상화의 책임을 여권에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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