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준비위원회. 사진 보건복지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의료개혁 과제인 ‘공공 의대’ 설립에 최소 967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2030년 첫 신입생을 모집한 뒤 정원 400명이 모두 채워지는 시점까지의 재정 소요를 추계한 결과다.
20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국립의전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작성한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국립의전원 설립·운영에는 2026년부터 2033년까지 8년간 총 966억7100만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토지 매입비, 기숙사 건립비, 학생 교육·실습비용 등은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이번 비용 추계는 보건복지부의 제출 자료를 토대로 한 학년당 입학 정원 100명(총 정원 400명)의 4년제 대학원 1곳을 신설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올해 설립준비위원회를 꾸린 뒤 내년 설계를 시작하고, 2028~2029년 건물을 신축해 2030년 첫 신입생을 모집하는 일정을 가정했다.
차준홍 기자
전체 예산 가운데 가장 큰돈이 드는 것은 설치비다. 설립이 본격화하는 2027년 30억9200만원을 시작으로 2028년 299억4400만원, 2029년 310억3500만원 등 3년간 총 640억7100만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예산의 약 66%를 차지한다.
인건비 등을 포함한 운영비는 첫 신입생이 입학하는 2030년부터 정원 400명이 모두 채워지는 2033년까지 4년간 총 325억8900만원으로 추산됐다. 전체 예산의 약 34% 규모다.
다만 예산정책처는 학비, 교육·실습에 드는 비용 등은 예측이 어렵다는 이유로 비용 추계에 포함하지 않았다. 토지 매입비와 기숙사 건립비 등도 추계에서 제외했다. 예산정책처는 “전체적인 재정소요액은 추계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의전원 설립 논의는 조만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지역·필수·공공’ 의료 강화 정책을 전담하는 지역필수공공의료실을 신설한다. 복지부는 조직 개편 이후 준비위원회 운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준비위원회는 지난 3일 한 차례 회의를 개최했다.
준비위원회가 다룰 최대 현안은 국립의전원의 입지 선정이다. 후보로는 서울 중구의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부지, 전북 남원 서남대 의대 폐교 부지 등이 거론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인근의 옛 미군 공병단 부지에 새 청사를 짓고 2028년까지 이전할 계획이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립의전원 멀티(복수) 캠퍼스’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국립의전원을 두 곳 이상에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의미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립의전원 신설 지역은 준비위원회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의전원 학생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뒤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15년 동안 의무 복무한다. 의무 복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시정명령을 거쳐 의사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국립의전원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쉽지 않은 일인데 의료개혁 성과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