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또 충돌…필리핀 “병사 곤봉 폭행” 중국 “사실 왜곡”
중앙일보
2026.07.20 13:47
2026.07.20 17:34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해군과 중국 해경이 충돌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중국 해경선(우측)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점유 중인 티투섬 인근에 있는 필리핀의 'BRP 다투 파구아야'함에 물대포를 쏘고 있는 장면이다. AP=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중국 해경이 필리핀 군 병사를 곤봉으로 폭행해 부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충돌은 양국 외교 수장의 2년 만의 회담을 앞둔 시점에 터져 상당한 외교적 파장이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필리핀군에 따르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 인근에서 중국 해경 모터보트가 필리핀 해군 군함 ‘BRP 시에라 마드레함’ 주변에 불법 접근해 촬영을 시도했다.
필리핀 해군 고무보트 2척이 접근해 퇴거를 요청했다. 이에 중국 해경 요원 8명이 나무 곤봉 등으로 필리핀 병사의 머리를 가격해 부상을 입히고 고무보트를 파손했다.
필리핀 국방부는 중국 요원들이 긴 봉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긴 25초 분량의 영상과 부상당한 병사의 사진을 공개하며 “도발적이고 적대적인 폭력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반면 중국 측은 필리핀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중국 관영 매체와 신화통신은 “정례 순찰 중 필리핀 측 선박이 위험하게 접근해 먼저 노와 긴 막대로 중국 법 집행 인력을 악의적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필리핀이 영상의 앞뒤를 편집해 조작 선전을 펼치고 있다”며 “해당 해역에서의 법 집행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맞섰다.
사건이 발생한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필리핀이 1999년 노후 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함을 고의로 좌초시킨 뒤 해병대원 10여 명을 상주시키며 실효 지배를 이어온 곳이다.
중국은 필리핀의 식량 및 자재 보급 임무를 물대포 등을 동원해 방해하며 마찰을 빚어왔다. 2024년 6월에도 충돌 과정에서 필리핀 병사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중상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21일부터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외교장관회의 기간 중 예정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테레사 라사로 필리핀 외교부 장관의 회담을 직전에 두고 터졌다.
양국 외교 수장의 만남은 2024년 7월 이후 2년 만인 만큼 이번 아세안 회의에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과 이번 폭행 사건이 최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