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조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쿠팡이 지난 2분기 128만 달러(약 19억원)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미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일보가 20일(현지시간) 공개된 쿠팡의 2분기 로비 보고서에 아르면 쿠팡은 지난 2분기 128만 달러를 정관계 인사들을 향한 로비 자금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로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사안과 친한파 의원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확인된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쿠팡이 2분기에 쓴 로비자금은 1분기 때 사용한 109만 달러(약 16억원)보다 19만 달러 늘어났다. 지난해 매 분기 50만 달러대의 로비 자금을 지출했던 쿠팡은, 지난해 11월 한국 국민의 대다수에 해당하는 3370만 건의 고객 정보를 유출한 이후 그 규모를 2배로 늘렸다.
20일(현지시간) 중앙일보가 미 연방 의회 로비공개법(LDA)에 따라 쿠팡이 공시한 로비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쿠팡은 경제·무역·이민 등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와 직결된 분야에 로비력을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비 대상으로 신고한 정부 기관은 상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재무부, 농무부, 중소기업청 등이다.
쿠팡은 로비 목적에 대해 “미국의 수출 촉진 및 북미, 아시아, 유럽 국가들 간의 무역 및 투자 흐름 증대와 관련한 논의”라고 밝혔다. 관세 압박을 비롯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대규모 대미 투자를 종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농무부가 로비 대상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선 “농업 생산자들이 쿠팡의 디지털, 소매 및 물류 서비스를 확대하여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목적으로 적시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쿠팡의 유통망을 활용해 미국 농산물을 유통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로비로 해석된다.
쿠팡은 이와 함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로비 활동을 벌였다. 해당 로비의 목적으로는 “미국과 한국, 대만, 일본, 영국, 유럽연합(EU) 등 동맹국 간의 경제 및 상업적 유대 강화를 위한 논의”라고 밝혔다.
19일 오후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압을 하고 있다. 건물 전체의 붕괴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지만 내부 가연물과 바람, 복잡한 건물 구조 등 변수가 많아 실제 진화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 뉴스1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현재 유럽의 디지털 규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상황에서 쿠팡 역시 한국의 정보유출 관련 수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안보 논리를 내세우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쿠팡은 의회에 있는 대표적인 친한(親韓)파 의원들을 공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적시된 입법과 관련한 법안은 ‘미·일·한 3국 협력법(HR 3429)’, ‘한국과의 파트너십 법안(HR 4687)’ 등 2건이다. 각각 민주당의 아미 베라 의원과 영 킴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이 두 사람은 미국 하원에서 대표적인 친한파이자 지한파 의원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