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해외 공모채권을 발행했다. 규모는 약 5억 달러다. 이수정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해외 투자자에게 채권을 팔아 달러를 조달하는 통로를 열었다. 국내 회사채와 은행 대출에 더해 아시아·유럽의 대형 기관 자금까지 끌어다 쓸 수 있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달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거쳐 5억 달러(약 7410억원) 규모의 해외 공모채 발행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방산·항공우주 기업이 해외 공모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기 3년의 고정금리부채권으로, 발행 주관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크레디아그리콜증권·UBS가 맡았다.
채권에는 투자 수요가 대거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발행액은 5억 달러였지만 수요예측에는 약 6.6배인 33억 달러가 몰렸다. 주문이 예상을 웃돌면서 회사가 투자자에게 얹어주는 가산금리도 최초 제시한 115bp에서 83bp로 낮아졌다. 1bp는 0.01%포인트로, 미국 국채 3년물 금리에 0.83%포인트를 더한 이자를 지급한다는 의미다.
이번 발행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 머물던 자금 조달처를 해외로 넓혔다. 국내 금리가 불리할 때는 해외시장을, 해외 조달 비용이 높을 때는 국내시장을 택하는 식으로 선택지가 늘었다. 당장 확정된 추가 해외채 발행 계획은 없지만, 필요할 때 다시 국제 채권시장을 두드릴 기반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발행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신용등급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S&P로부터 글로벌 신용등급 ‘A-’를 받았다. 국내 방산·항공우주 기업이 S&P의 글로벌 신용등급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방산업체에 준하는 등급”이라며 “재무 건전성과 자금 조달 능력, 현금 창출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세계 각국에 방산 제품을 수출하며 쌓아온 글로벌 인지도와 신뢰도가 등급 획득과 채권 발행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과 기존 차입금 상환 등에 쓸 계획이다. 운영자금은 통상 부품·원재료 구매, 인건비, 제품 생산 등 일상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가는 돈을 말한다. 기존 차입보다 조건이 유리하다면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먼저 빌린 돈을 갚는 대환도 가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첫 해외 공모채권 발행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은 해외 우량 투자자들이 회사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라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산·항공우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