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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떻게 또…” 인천 쿠팡건물, 3년 전에도 12시간 불탔다

중앙일보

2026.07.20 19:59 2026.07.21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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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시간 만에 큰 불길을 잡은 인천 쿠팡 물류센터 건물에서 3년 전에도 화재가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당시에도 경보령을 발령해 12시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자칫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물류시설의 안전체계 개선에 나섰다.
21일 오전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잔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8시께 화재 발생 61시간만에 큰 불을 잡고 초진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잔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8시께 화재 발생 61시간만에 큰 불을 잡고 초진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2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건물에서는 준공을 앞둔 2023년 8월 15일에도 큰불이 났다. 당시 화물이 쌓여있던 이 건물 지하 1층에서 시작된 불이 번지면서 소방 당국은 관할 소방 인력이 모두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소방관 150명과 장비 45대를 투입한 소방 당국은 12시간 만에 가까스로 화재를 진압했다.

쿠팡 측은 이 화재 이후인 2024년부터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 2월 실시한 이 건물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에서 소화설비와 경보설비 등 관련 지적사항 25건이 발견됐다. 쿠팡 측은 이를 모두 시정한 후 지난 5월 11일 시정 완료 보고서를 관할 소방서에 제출했다. 화재 현장에서 만난 김모(70)씨는 “3년 전 불이 났을 때도 연기가 엄청 많이 났었고, 길에 소방차가 깔렸었다”며 “어떻게 불이 또 나느냐. 지금 공장 문도 못 열고 있는데, 보상은 해주는 것이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8시 화재의 큰 불길을 잡고 초기 진화를 선언했다. 불이 난지 61시간 만이다. 초진이 선언되면서 건물 주변 116m 범위에 내려진 주민 대피령도 해제됐다. 소방 당국은 국가동원령 일부를 해제하고 잔불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2023년 물류센터 화재는 쿠팡이 입주하기 전 발생한 것으로, 쿠팡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물류센터, ‘화재 취약 구조’

물류센터는 밀폐된 데다 내부가 복잡한 구조라 화재 발생 시 초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큰불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이번 화재처럼 생활용품 등이 가연물로 돌변하면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소방 설비로도 연소 확대를 막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한다고 해도 화재가 발생한 위치나 (물건) 적재 형태에 따라 초기 진압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방재 시설 보강도 중요하지만 물류창고 구조 개선 등 소방 활동에 필요한 여건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6월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뉴스1

지난 2021년 6월 화재가 발생한 경기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뉴스1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지회는 공간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센터에서 사용하는 ‘메자닌(복층) 구조’가 화재를 키운다고 주장한다. 메자닌은 층고가 높은 건물에 철제 선반을 여러 단으로 설치하는 구조로, 건물상의 층수로는 잡히지 않는다. 노조는 줄곧 이 구조가 내부를 복잡하게 만들어 대피와 진화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해 왔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2021년 쿠팡 덕평물류창고 화재 때도 그랬듯 이번에도 메자닌 구조가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공간을 미로처럼 만들어 대피를 어렵게 하는 데다 한 층을 3개로 나눠 물건을 쌓다 보니 적재량도 크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국토부 제도 개선 착수

국토교통부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물류시설 화재 안전 제도개선 TF'를 발족했다. TF는 물류시설 화재 원인을 분석하고, 물류시설 건축 구조를 포함한 설계 운영·관리와 현행 화재 안전 관련 제도와 규제의 적정성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인천경찰청은 광역범죄수사대 소속 광역범죄수사1계와 중대재해수사계 등으로 구성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수사 전담팀’을 꾸려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할 방침이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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