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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군 검토 중 뚫린 美방공망…사상자 은폐 논란까지 제기

중앙일보

2026.07.20 22:08 2026.07.2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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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한 뒤 전용기 편으로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엔 대중 앞에 서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월드컵 결승전을 관람한 뒤 전용기 편으로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엔 대중 앞에 서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요르단 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을 막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의 미사일은 미군의 첨단 방공망을 뚫고 세 차례에 걸쳐 기지에 떨어졌다. 방공망을 돌파한 미사일은 장병들이 자고 있던 막사를 타격해 미군 2명이 사망했다.

중동에 파병된 미군 전체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군이 그간 무기 소진과 피해 상황 등을 은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美방공망 이란에 3번 연속 뚫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지난 17일 요르단 내 미군 2명을 숨지게 한 이란의 미사일이 미군 방공망을 뚫고 장병들이 생활하던 조립식 막사를 강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7일 중동에 위치한 미군 시설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당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요르단의 미 공군기지에는 3발의 미사일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미군 장병 2명이 사망했다. AFP=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7일 중동에 위치한 미군 시설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당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요르단의 미 공군기지에는 3발의 미사일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미군 장병 2명이 사망했다. AFP=연합뉴스


당시 공습 상황을 잘 아는 당국자들에 따르면 당시 이란은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 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고, 24시간 이내에 3발이 방공망을 뚫고 기지에 떨어졌다.

첫 번째 미사일은 기지 내 체육관에 떨어졌지만 사전 경보가 울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두 번째 미사일은 항공기 격납고를 강타했다. 그러나 마지막 미사일은 컨테이너형 조립식 숙소를 타격했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장병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사망한 장병은 타일러 피한 소위와 이사벨라 곤살레스 일병으로 확인됐다.
미 중부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이란의 목표물에 대한 공습 장면을 공개했다. 미군은 공습을 가한 장소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 중부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이란의 목표물에 대한 공습 장면을 공개했다. 미군은 공습을 가한 장소의 정확한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5만명 미사일 노출…은폐 의혹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이란의 무기 역량이 90% 줄었다. 특히 드론과 미사일, 발사대 등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공습으로 미군의 방공망이 ‘10% 남은 미사일’에 뚫린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동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장병 5만 명이 공습 위험에 노출됐다는 의미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장장관이 지난 15일 '미상의 장소'에서 녹화된 영상 메시지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초단기 승전'을 자신하던 전쟁 초기 거의 매일 직접 전쟁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이어갔지만, 5월초를 마지막으로 브리핑을 중단한 상태다. 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장장관이 지난 15일 '미상의 장소'에서 녹화된 영상 메시지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초단기 승전'을 자신하던 전쟁 초기 거의 매일 직접 전쟁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이어갔지만, 5월초를 마지막으로 브리핑을 중단한 상태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무기 공급이 얼마나 고갈됐는지는 물론 이란이 어떻게 미사일 능력을 유지하고 재건했는지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다”며 군의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공습에서도 미군 수십 명이 부상을 입고 기지 내 헬기가 파손됐지만 군이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불가피하게 공개할 수밖에 없는 사망자를 제외한 피해 상황을 숨겼단 뜻이다.

지난달 8일, 요르단 웨스트뱅크 정착촌 메보오트 예리코 인근 들판에 떨어진 이란산 탄도 미사일 잔해. EPA=연합뉴스

지난달 8일, 요르단 웨스트뱅크 정착촌 메보오트 예리코 인근 들판에 떨어진 이란산 탄도 미사일 잔해. EPA=연합뉴스

이에 대해 미 중부사령부(CENTCOM)은 “부상 장병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의무는 없고, 군은 사상자 수를 은폐하거나 왜곡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응징 위협에도…전면전 준비하는 이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소셜미디어(SNS))에 “이란이 미군 병사 한 명을 죽일 때마다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군 사망에 대한 응징 의지를 밝혔다. 직후 중부사령부는 이란에 대한 열흘째 공습을 이어갔다.

현지시간 18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설치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형 광고판 앞을 한 이란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해당 광고판엔 트럼프 대통령이 관에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지시간 18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설치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형 광고판 앞을 한 이란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해당 광고판엔 트럼프 대통령이 관에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금 이란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면전 선언으로 대응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특히 “적들은 군사적 타격만으로는 이란의 항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마지막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며 이란 국민들의 단합을 강조했다.

미군의 공습에 맞서 쿠웨이트, 요르단 등 미국에 우호적인 중동국가들을 공격해온 이란은 현지시간 21일 새벽에도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뒤 “지대지 미사일을 사용해 쿠웨이트 아리프잔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 시스템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예멘의 친(親)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사우디가 우회 운송로로 사용해온 홍해 항로까지 차단될 경우 석유 공급이 7% 가량 더 줄어든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벼랑 끝 대치’ 속 외교 채널 재가동?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양측의 외교 채널이 재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양측에 열흘 휴전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이 국제 수로를 통제하겠다고 고집하는 한 우리는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미국은 외교적 해결책에 항상 열려있다”며 대화 재개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열흘 휴전을 포함한 긴장 완화 제안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은 파키스탄을 방문한다.
현지시간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팀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무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팀의 기념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자 경기장에선 큰 야유가 쏟아졌다. AFP=연합뉴스

현지시간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팀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무대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팀의 기념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에서 내려오지 않자 경기장에선 큰 야유가 쏟아졌다. AFP=연합뉴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을 끝없는 분쟁으로 이어갈 여지는 거의 없다”며 “며칠 안에 휴전 또는 이스라엘과의 대규모 작전을 통해 이란에 항복을 강요하는 방안 등 2가지 결말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다만 “결국 휴전이 결정되더라도 양측은 추가 공격을 통해 최대한 협상력을 높이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3.79리터) 당 4.003달러를 기록하며 4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휘발유 가격 4달러는 미국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린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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