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이 다시 격화되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둘러싼 정부 선택지가 좁아졌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추가 인하나 제도 종료는 어려워졌고, 물가 부담을 고려하면 최고가격을 다시 올리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24일 8차 석유최고가격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원래 계획의 의하면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원래 계획에 의하면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해야 했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유가가 올라가는 상황을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7차 석유최고가격을 L당 150원 낮추고,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제도 종료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안정화될 경우 정유사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 부담 등을 감수하며 제도를 유지할 실익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일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최고가격제가 재정 부담을 키운다며 단계적 폐지를 권고했다.
하지만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상황이 복잡해졌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전쟁 직전 수준인 배럴당 7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1일 오전 7시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88.81달러로 90달러 선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
정부가 8차 최고가격을 추가로 인하하거나 제도를 종료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당장 최고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물가 안정 기조가 강한 데다 국제유가나 석유제품 가격 상승 폭이 최고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만큼은 아니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나 석유제품가격과 국내 도입되는 원유 단가 등은 3~4월에 비해 안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7~8월 원유는 전년 평균 대비 110% 이상, 9월 도입 원유는 90% 수준을 확보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홍해가 막히더라도 9월까지 원유 수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