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독도 주민’이었던 김신열씨가 별세하며 주민등록 인구가 ‘0명’이 된 독도에 새 주민이 터전을 잡게 될 전망이다. 주민 공백 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실효적 지배의 상징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본 울릉군이 독도의 새 주민 선발 절차를 추진하고 나서면서다.
경북 울릉군은 김씨가 머물던 독도 서도 주민숙소를 새로 단장한 뒤 내년 상반기 경북도·해양수산부 등과 협의해 새 거주민 모집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 2일 경북 포항시에 있는 딸의 집에서 지내다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유일한 독도 주민이었던 김씨는 ‘독도 이장’이라고 불렸던 남편 고(故) 김성도(2018년 작고)씨와 1960년대 후반 독도에 들어가 고기를 잡으며 생활했다. 그는 남편이 별세한 뒤 이장직을 승계해 홀로 섬을 지켰지만 2020년 태풍 ‘하이선’으로 숙소가 파손되면서 육지로 나왔다. 숙소는 2021년 복구됐지만 김씨는 지병이 악화해 섬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독도 주민숙소 건물 모습. 사진 울릉군
주민등록 주민이 모두 사라진 독도에도 전입하길 원한 사람은 여럿 있었다. 하지만 법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전입신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입신고를 반려당한 사람은 김씨의 딸을 비롯한 가족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성도씨가 별세한 후 김씨의 딸과 사위가 나이 든 어머니를 모시고 살겠다며 독도 주민숙소로 주소를 옮기려고 했지만 반려된 것이 대표적이다.
독도에 주민등록을 하고 거주하기 위해서는 경북도 조례에 따라 울릉군수로부터 상시 거주 승인부터 받아야 한다. 독도에는 상점이나 병원 같은 생활 인프라가 전혀 없기 때문에 어업 등을 통해서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주민등록법상 주민등록 주소지는 ‘실제 생활 근거지’가 기준이 되기 때문에 어업 등 생계 유지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김성도씨 부부도 1960년대 독도에 정착해 약 50년 가까이 거주하며 어업과 일상생활을 이어온 것이 증명돼 1991년 울릉군수로부터 독도 주민숙소 상시거주 승인을 받았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독도에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돼 2006년 5월 25일 투표가 이뤄졌다. 독도 주민 김성도.김신열 부부, 서기종 독도의용수비대동지회장이 함께 투표지를 넣고 있다.
독도의 새 거주민을 뽑기 위해서는 김씨가 머물던 숙소에 남겨진 김씨의 유품을 치워야 한다. 울릉군은 김씨의 유족에게 유품을 치워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계고장을 발송했지만 반송 처리됐다. 일부 유족이 김씨의 대를 이어 독도 주민숙소에 머물기를 원하며 유품 정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군 관계자는 “새 주민을 선정하는 절차는 주민숙소를 새롭게 단장한 뒤 이뤄질 예정”이라며 “숙소를 완전히 비우기 위해서는 유품 등을 정리해야 하고 강제 집행 등의 절차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