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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로 불리던 원·엔 환율, SK하이닉스가 갈라놓는다

중앙일보

2026.07.21 08:02 2026.07.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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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이 불과 약 3주(13거래일) 만에 5% 넘게 급락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에 따른 달러 유입 기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원-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100엔당 906.54원으로, 지난 2일(958.83원)보다 52.29원(5.5%) 내렸다. 2024년 11월 22일(905.03원) 이후 약 1년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한때 1000원을 넘어섰던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원화가 빠르게 강세로 돌아서면서 900원대 초반까지 밀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5.0원 내린 1473.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1555.8원과 비교하면 약 5.3% 하락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주요 통화 가운데 이달 원화 가치 상승 폭은 약 4%로 가장 컸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2엔 안팎에서 움직이며 엔화 약세를 이어갔다.

원화 강세의 가장 큰 배경은 265억 달러(약 39조원) 규모의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DR 상장 이후 환전 수요와 대기 수요가 달러 수급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조선사의 환 헤지(환 손실 방어) 물량 증가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연 2.5→2.75%)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원화 자산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도 원화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에도 좀처럼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6월 중순 이후 달러당 161~162엔대에서 횡보 중이다. 일본 정부가 세계 최대 연기금인 정부연금투자펀드(GPIF)의 일본 국채 매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채금리 급등세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엔화 가치를 끌어올릴 만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동 정세도 변수다. 박상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화와 엔화 간 차별화 현상은 지속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미 연준의 금리정책과 유가 추이가 달러화의 방향성을 결정하면서 원-달러와 엔-달러 환율 흐름도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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