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이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3상 톱라인(주요 지표) 1차 결과에서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데 대해 “실패가 아닌 절반의 성공”이라고 주장했다.
TG-C는 국내에서 2017년 ‘인보사’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지만, 허가 당시 제출한 주요 세포와 실제 세포의 유래가 다른 것이 2019년 확인돼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재개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개발을 이어왔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21일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TG-C는 기존 임상 결과와 비교해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개선에서 더 나은 효과를 보였다”며 “위약군(가짜약 투여군)과 목표만큼 차이를 보이지 못한 원인을 찾겠다. 성장통으로 봐 달라”고 밝혔다.
전날 코오롱티슈진은 위약군에서도 TG-C 투여군과 비슷한 수준의 개선 효과가 나타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1차 평가 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치료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전 대표는 “통상 6개월이 지나면 사라지는 위약 효과가 24개월 동안 지속됐다. 왜 위약 효과가 ‘역대급’으로 나왔는지 진통제 사용, 환자 특성, 시험기관별 관리 방식 등 데이터를 총체적으로 확인해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회사는 이번 결과를 두고 “이상하다”, “특이하다”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구체적 원인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분석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 대표와 각자대표인 노문종 대표는 임상 설계 오류 가능성에 대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인 조사는 앤디 웨이먼 최고의학책임자(CMO)가 주도한다. 웨이먼 CMO는 “임상에 쓴 물질부터 전 과정을 조사하겠다”며 “며칠 뒤 바로 시작해 올해 말까지 규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위약 효과가 커진 원인에 대해 “임상 참여 환자들의 치료 전 통증 수준이 높았던 점도 하나의 가설로 본다”고 말했다.
회사는 2028년 예정이던 미국 내 상업화 일정이 미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추가 임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우선 오는 10월 발표될 미국 임상 3상 2차 톱라인 결과를 토대로 향후 허가·상업화 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 결과가 향후 상업화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차 시험은 1차 시험과 방법이 같지만 임상 센터, 의사, 환자가 다르다. 전 대표는 “2차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며 “2차 결과가 확연히 좋게 나오면 FDA와 승인 관련 협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TG-C는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세 자녀 외에 ‘네 번째 자식’이라고 부를 만큼 애착을 보인 미래 성장 프로젝트다. 1999년 개발 착수부터 수천억원을 투입했으며 2020년 임상 3상을 재개한 이후 투자금만 2000여 억원에 달한다. 경영 전면에 나선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이 지난 3월 코오롱티슈진 이사회에 합류해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날 발표 여파로 코오롱과 코오롱티슈진,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실패 원인으로 “위약 주입으로 심리적 기대 효과가 발생하고 비만치료제로 무릎 하중이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3상 2차 결과에서도 위약 효과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