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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교망 해커에 뚫리고도 10개월 동안 몰랐다니

중앙일보

2026.07.21 08:22 2026.07.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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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뉴스1

정부서울청사 외교부. 뉴스1

외교부 본부에 설치된 국립외교원 온라인교육시스템이 해킹돼 외교부 본부 직원과 전현직 외교관, 재외공관 직원, 정부 부처 주재관 등 약 1만 명분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 당국은 북한 등 국가 배후 해킹 조직의 소행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해외 주재관 신분으로 파견된 정보기관 요원의 신상까지 노출됐다면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건이다. 해킹 주체가 최종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이번 사태는 국가 차원의 사이버 안보 실패로 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해킹 자체보다 이를 10개월 동안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해커는 지난해 4~5월 시스템에 침입해 올 2월 국가정보원의 통보 때까지 외교부 서버를 드나들었다. 그동안 외교부는 침입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해킹된 서버는 외교부 본부 안에 있으면서도 정기 보안점검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퇴직 외교관과 복귀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삭제하지 않은 것도 기본적인 정보관리 원칙을 소홀히 한 결과다.

외교부는 보안 소프트웨어 제조사도 알지 못했던 제로데이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이어서 탐지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공격을 100% 막기 어렵더라도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이라면 침입을 조기에 탐지해 피해를 최소화할 능력은 갖춰야 한다. 10개월 동안 아무런 경보도 울리지 않았다는 것은 보안시스템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이버 공간은 이미 군사·외교·정보전의 최전선이다. 북한은 국가 차원의 해킹 조직을 운용하며 가상화폐 탈취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까지 조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관과 해외 주재관의 신상은 그 자체가 국가의 정보자산이다. 국가 핵심 정보망을 ‘뚫린 뒤 대응하는’ 수준의 보안으로는 지킬 수 없다. 특히나 정보 자산의 보안체계 구축에는 ‘지나친 대비’라는 말이 있을 수 없다.

이번 사건은 국립외교원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전체 정보관리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정부는 이제라도 모든 부처의 독립 운영 서버와 교육시스템을 전수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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