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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살기 좋아” 15년 살았는데 집값 폭등…독 된 장기전세

중앙일보

2026.07.21 13:00 2026.07.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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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007년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에 최초 입주한 임차인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정책 효과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애초 서울시가 장기전세주택 정책을 도입할 때는 주거 취약계층이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자산을 축적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20년 후 임차 세대와 분양 세대의 자산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면서 일각에서 장기전세주택이 본래 취지를 달성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2007년 5월부터 5년간 서울시가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에 총 1만4348세대가 입주했다. 이들 중 9351명(65.2%)이 2026년 현재까지 계속 임대주택에서 거주 중이다. 최소 15년에서 19년 이상 거주 중이기 때문에 만기(20년)까지 계속 거주할 가능성이 크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학교 법·공무행정학과 교수는 “정책 설계 단계에선 무주택자가 장기전세주택에서 살면서 주거비를 절감하고 이를 통해 차근차근 자산을 축적하는 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들 중 과반이 장기전세주택에 머무를 수 있을 때까지 머물렀다”며 “20년간 안정적 주거권을 보장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그 이후에 대한 정책 설계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임대 세대와 분양 세대의 자산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강일리버파크의 경우 최초 분양가는 약 2억~3억3000만원이었다. 비슷한 시기 서울시가 임대한 같은 단지 장기전세주택의 보증금(1억7000만~3억2000만원)과의 격차는 수천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서울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이들의 자산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강일리버파크5단지 7층은 지난달 9일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장기전세주택 입주자의 평균 보증금은 3억4900만원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6억4800만원)의 절반 수준(54%)이다. 2027년 입주 20년을 채워 전출해야 하는 장기전세주택 거주자 310명의 경우 평균 보증금은 1억5900만원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장기전세주택 거주자가 삶의 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주택에 안주하게 만드는 ‘탈출구 차단(록인·lock-in)’ 효과를 유발했다는 지적도 있다. 결과적으로 ‘내 집 마련’ 같은 자산 형성에는 독이 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임대료 인상 제한 규정(최대 5% 이내)을 적용해 시세 대비 낮은 보증금으로 거주할 수 있다. 이남수 투미부동산컨설팅 부사장은 “세금이 지원되는 20년 장기전세주택 거주는 상당한 특혜다. 계속 거주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지 않은 임차인들이 장기전세 기간에 자산 형성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장기전세주택에 저소득층이 당첨되어도 보증금 등을 마련 못해 거주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동구(3152세대)·양천구(1206세대)·송파구(1058세대)·서초구(815세대) 등 서울에서도 주로 비싼 지역에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면서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은 장기전세주택 입주 자체가 어렵게 됐다는 주장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시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11만7000호를 공급하는 정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만일 장기전세주택에서 20년간 거주한 임차인에게 추가로 특혜를 부여한다면 장기전세를 희망하는 다른 서울시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희철.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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