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임차인 “20년 살았으니 내 집”…법조계 “승소 가능성 희박”

중앙일보

2026.07.21 13:00 2026.07.21 13:3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장기전세주택 만기(20년)를 앞둔 일부 단지 입주민들은 서울시가 퇴거를 요구할 경우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권익증진위원회 송파파인타운지회 임차인대표회의가 지난 11일 개최한 임차인 설명회에선 “일단 버티면서 법적 대응을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입주민들이 실제로 소송에 나서더라도 법원에서 분양 전환을 인정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한다. 장기전세주택 정책 설계 과정은 물론, 임대차계약서에도 ‘최대 20년 거주 후 퇴거’를 명시적으로 못 박았기 때문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일단 일부 입주민이 계약기간이 끝난 이후 퇴거를 거부하면, 임대차계약서상 임대인인 SH공사는 이들에게 주택 인도를 요구한다. 그래도 기존 세입자가 나가지 않으면 점유이전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뒤 주택 인도(명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 변호사는 “서울시·SH공사가 명도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며 “명도소송 제기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후 법원은 계약 종료의 적법성과 퇴거 의무를 판단한다. 다만 곧바로 강제집행(퇴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주거권이 걸린 사안인 만큼 법원은 통상 당사자 간 합의를 권유하면서 이주 대책이나 퇴거 시기 등을 조정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최진녕 변호사는 “주거 관련 명도소송은 ‘주거 안정’이란 가치도 고려하기 때문에 합의 절차도 중요하다”며 “재판부 부담도 있어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소장 접수 후 첫 변론기일만 최소 4~5개월 소요될 수 있고, 법리를 주장하는 과정까지 포함하면 통상 1년 정도는 걸린다”고 설명했다.

송파파인타운 일부 임차인은 이런 법적 절차가 본인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소송 기간 장기전세주택에 추가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차가 장기화되더라도 임차인들의 분양 전환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고 법률가들은 판단한다. 최진녕 변호사는 “계약은 계약대로 해석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분양 전환을 요구할 법적 근거 자체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임차인 승소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엄정숙 변호사도 “장기전세는 입주 당시부터 분양 전환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계약서·모집공고 등에 명시했기 때문에, 장기전세주택 임차인이 추가적 권리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분양 전환을 불허한다는 원칙을 유지하되, 연착륙 대책도 별도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주 지원 등 조치 없이 대규모 퇴거를 강제할 경우 또 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학교 법·공무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계약·제도상 법원이 장기전세주택의 분양 전환을 강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장기전세주택 20년 만기가 처음 도래한다는 점을 고려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퇴거 후 자립이 불가능한 일부 고령층·취약계층 규모가 어느 정도이고,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부동산 제도가 있는지 대비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노유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