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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비용 바닥나는데…트럼프 “후티, 홍해 막으면 처리할 것”

중앙일보

2026.07.21 14:48 2026.07.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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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홍해를 봉쇄할 경우 후티 반군을 타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이란의 지하 핵시설이 구축된 것으로 알려진 ‘곡괭이산’에 대한 직접 공격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도중 이란전쟁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도중 이란전쟁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홍해로 전선을 넓힐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일각에선 미군의 전쟁 비용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군은 지금까지 5달 가까이 진행돼온 이란전쟁에 이미 375억 달러(약 55조 5000억원)을 지출했고, 공군과 해군의 일부 핵심 예산은 이르면 이달 중 바닥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해 봉쇄’ 가능성에…“우리가 처리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의 회담 중 후티 반군의 홍해 항로 봉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서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가 처리(take care of)할 것”이라고 답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셉 아운 레바논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배석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의 옆에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JD밴스 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EPA=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셉 아운 레바논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배석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의 옆에는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JD밴스 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EPA=연합뉴스


후티가 실제로 홍해 항로를 차단할 경우 미군이 직접 후티 반군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지난해 3~5월 후티가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자 후티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벌인 적이 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후티가 원유 운송의 우회로로 사용해온 홍해까지 봉쇄될 경우 추가로 7% 가량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핵시설 공격’ 감행?…“곧 강력 타격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의 핵시설이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곡괭이산에 대해 “우리는 조만간 그 지역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그들이 핵과 관련해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는 장소가 있다면 어느 곳이든 우리는 매우,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곡괭이산으로 원심분리기를 이동해놨다는 관측에 대해선 “아마 그랬을 수도 있다”면서도 “핵 물질이 없다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이란의 목표물에 대한 미군의 공습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미 중부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이란의 목표물에 대한 미군의 공습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북한을 예로 들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47년간 그들(이란)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재래식 군사력을 강화했다”며 “바로 그 방식으로 북한이 폭탄(핵폭탄)을 개발해냈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만날 준비가 될 때까지 우리는 관심이 없다”면서도 “이란은 필사적으로 (미국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군이 지금 당장 철수해도 이란 재건에 20∼25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당장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쟁을 통해 미국이 이미 이란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사실을 강조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놓은 말로 해석된다.



‘확전’ 가능성에도…“핵심 예산 수주 내 소진”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란과의 전쟁으로 지금까지 375억 달러가 투입됐다”며 “이 수치에는 회계연도 말까지 예상되는 추가 운영·유지비, 군인 급여, 기타 비용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기타 비용은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군인 급여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 와중에 의회에 876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이 가운데 670억 달러가 국방부 관련 예산에 해당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1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의회가 국방예산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1일(현지시간) 연방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의회가 국방예산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의 장기화로 미국의 국방 예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돼 고갈될 수 있다”며 “일부 핵심 예산 항목은 수주 내 소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전·현직 당국자들은 WP에 “예산 부족으로 국방부가 전투태세 유지에 필요한 훈련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며 “군 장비와 시설 유지 및 보수에 배정된 예산까지 전쟁 비용을 충당하는 데 전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동에 항공기와 군함을 배치한 해군과 공군의 예산 일부는 이달 중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공군을 활용한 공습과 해군을 동원한 봉쇄는 이번 전쟁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 연방 하원은 이번 주 백악관의 요청 금액인 670억 달러보다 많은 730억 달러(약 108조1200억원)의 신규 국방 지출을 승인하는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쟁에 반대하는 기류 등으로 인해 예산안 처리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시간 21일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 도중 한 여성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향해 이란 전쟁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펼쳐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현지시간 21일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 도중 한 여성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을 향해 이란 전쟁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펼쳐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쿠웨이트 美레이더 성공적 파괴”


미군이 전쟁 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 상황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쿠웨이트 알살렘 기지 인근과 부비얀 섬에 배치된 레이더망을 성공적으로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방공망 등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란은 21일 공습으로 쿠웨이트에 위치한 미군의 감시망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20일(현지시간) 미국의 방공망 등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란은 21일 공습으로 쿠웨이트에 위치한 미군의 감시망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혁명수비대는 이어 “지역 내 레이더 시스템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진행 중인 작전의 일환”이라며 “주 경보 레이더와 전술 레이더 부대를 비롯해 부비얀 섬의 또 다른 레이더 시스템을 공격해 가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면전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에 배치된 미군의 감시망을 무력화하기 위한 작전이란 의미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 미군은 요르단에 위치한 미 공군기지를 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막지 못하면서 방공망에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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