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 채식주의자는 뭐 먹나…인권위 “급식소수자 건강권 보장해야”
중앙일보
2026.07.21 20:18
급식소에서 식사를 위해 배식을 받고 있는 군 장병.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군 내 ‘급식소수자’ 장병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마련하라고 국방부 장관 등에게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급식소수자는 채식주의자와 종교식 섭취자, 식품 알레르기 보유자 등을 말한다. 현재 상당수 장병이 자신의 식생활에 맞는 대체 급식을 제공받지 못하면서 건강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인권위가 2023년 실시한 ‘군 장병 급식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병사 989명 가운데 채식주의자는 5명이었지만 실제 채식 급식을 제공받은 인원은 3명에 그쳤다.
종교식을 하는 장병도 상황은 비슷했다. 종교식을 한다고 응답한 20명 가운데 실제 종교식을 제공받은 장병은 3명뿐이었다.
━
“건강권뿐 아니라 양심·종교의 자유와도 직결”
인권위는 병역판정검사 기준 채식주의자 규모와 군의 실제 관리 현황에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병역판정검사 기준 채식주의자는 2023년 407명, 2024년 405명, 2025년 298명으로 추정됐다. 반면 각 군이 실제 파악해 관리한 채식주의 장병은 같은 기간 각각 49명, 97명, 172명으로 집계됐다.
인권위는 “국가가 영내 거주 장병의 식사를 사실상 책임지는 구조에서 건강권과 신체의 안전뿐 아니라 양심 및 종교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는지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대체 급식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급식소수자 장병이 자신의 식생활 조건이나 급식과 관련한 필요 사항을 안전하게 밝힐 수 있는 환경도 함께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국급식기본법’ 또는 하위 법령에 급식소수자의 개념과 범위, 국가의 보호 의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에게는 급식소수자 장병이 실제 대체 급식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병무청과 각 군의 식생활 관련 정보를 원활하게 연계해 급식소수자 장병 현황 파악이 실제 급식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라고 국방부 장관과 병무청장에게 권고했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