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비 새는 연구실서 세계 정상까지”…로보컵 2연패 이끈 이승준 교수의 30년 집념

중앙일보

2026.07.21 21:0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이승준 부산대 전기공학과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지난 7월 5일 '로보컵 2026 인천' 대회 홈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 우승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타이디보이팀

이승준 부산대 전기공학과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지난 7월 5일 '로보컵 2026 인천' 대회 홈 서비스 부문에서 세계 우승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타이디보이팀


부산대학교 로봇팀 ‘타이디보이’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로봇대회인 ‘로보컵’에서 2년 연속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들은 비 새는 연구실에서 밤낮없이 로봇을 만들었고, 사비를 털어가며 출전한 대회에서 세계 강호들을 제치고 2025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를 제패했다. 이로써 2018년 첫 출전 이후 통산 5번째 우승이다.

타이디보이를 지도한 이승준 부산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7명의 학생이 제 역할을 너무 잘해줬다”며 “이번 우승은 한국도 피지컬 AI 분야에서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기뻐했다

올해 로보컵은 지난 2일 인천 송도에서 4일간 열렸으며, 45개국 364개 팀이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대회는 축구, 구조, 홈 서비스, 산업용, 교육용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타이디보이가 출전한 홈 서비스 부문은 기존 3개 리그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중국 칭화대, 일본 동경대, 독일 본 대학, 미국 UT 오스틴 등 세계 최고 대학들과 맞붙었다.
이승준 부산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지난 7월 2일 '로보컵 2026 인천' 대회에서 미션 수행 전에 로봇을 작동해보고 있다. 사진 부산대 타이디보이팀

이승준 부산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지난 7월 2일 '로보컵 2026 인천' 대회에서 미션 수행 전에 로봇을 작동해보고 있다. 사진 부산대 타이디보이팀


“올해는 정말 천국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초반에는 크게 앞섰지만 다른 팀들이 계속 따라왔습니다. 마지막 결승전은 점수가 3배로 반영돼 한 번만 실수해도 역전될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끝까지 집중했고 다행히 마지막까지 1위를 지켰습니다.”

이번 우승의 주역은 타이디보이가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누비스’다. 키 120㎝의 아비누스는 양팔을 이용한 정교한 물체 조작과 자율주행, 사람과의 자연스러운 대화 능력을 갖춘 바퀴형 로봇이다. 식당 손님의 주문을 받고, 완성된 음식을 쟁반에 담아 식탁 위에 놓을 수 있다. 세탁기에서 꺼낸 빨래를 두 팔로 갤 수도 있다. 아누비스는 올해 ‘최우수 물체 조작상’과 ‘최우수 인간-로봇 상호작용상’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서울대 입학 후 30년간 로봇 연구…로보컵 2021년 우승 후 정상권

이승준 부산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지난 7월 2일 '로보컵 2026 인천' 대회에서 로봇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타이디보이팀

이승준 부산대 전기공학과 교수가 지난 7월 2일 '로보컵 2026 인천' 대회에서 로봇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부산대 타이디보이팀


아누비스에는 이 교수가 30년간 이어온 집념이 녹아 있다. 어려서부터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이 교수는 서울과학고 재학 시절 국가대표로 국제수학 올림피아드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수재다. 로봇이 좋아서 1996년 서울대 전기공학부에 입학한 이 교수는 대학원을 거쳐 7년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했다. 2017년 부산대 부임 후 타이디보이를 창단해 2018년 세계 무대에 도전했고, 2021년 첫 우승 이후 세계 최정상 팀으로 성장시켰다.

우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연구와 강의를 병행해야 했고, 연구비 확보를 위한 과제 수행도 해야 했다. 지난해 초 부산대 전기공학과가 새 건물로 이사하면서 타이디보이팀의 자체 연구실험실이 없어졌다. 공간 부족 때문이다.

부산시와 부산대의 도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임시로 연구공간을 확보해 사용 중이다. 그는 “비 새는 임시 연구실험실마저 내년에 철거된다”며 “안정적인 연구 실험 공간을 갖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내년 로보컵에는 더욱 정교하고 지능적으로 발달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지([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