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는 22일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 전날, 부동산 현안들을 다뤄보자는 취지였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임대차3법 시행 당시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는 부동산 공급 문제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국토위 간사인 복기왕 의원은 비공개 회의 이후 “국토부가 현재 공급 목표인 26만5000호의 9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했지만, ‘어떻게’에 대한 부분이 너무 추상적”이라며 “어느 지역에서 언제 착공이 가능한지 등 구체적인 형태의 보고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수도권을 지역구에 둔 국토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고 한다. 국토위 소속 한 의원은 “이런 수준이면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는 의미 없다”며 “수도권 사람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매번 이런 식으로 공급 정책을 내놓으면 실패하지 않냐”며 “국민들이 공급 정책에 의구심을 갖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기탁 국토교통부 차관을 비롯한 국토부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 참석했다. 뉴시스
민주당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세제 개편의 방향이 2028년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어서다. 한국갤럽의 14~16일 전화면접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 평가 이유 중 1위는 경제·민생(16%)이었고, 2위는 부동산 정책(11%)이었다.
이달 초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정부 당정협의에선 보유세 인상, 거래세 인하 등을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이 공유됐다.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도 논의됐다.
서울의 한 재선 의원은 “연말에 세제 개편안을 통과시키면 시행은 내년 말부터다”며 “시행 몇 달 뒤가 총선인데, 서울은 직격탄을 맞는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충격적인 공급이 없는 한, 세제 개편에 반발이 클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세제 개편을 연이어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에서 “조세제도 역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기초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정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19일 KBS 일요진단에서 “1주택자라 하더라도 소위 초고가 부동산에 대해서는 부담 능력이나 시장에 주는 부담을 고려해 중간 가격대 주택과 달리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여권 내에선 속도·방향 조절론이 대두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보유세를 인상하더라도 다른 부분을 조정해서 초고가나 투기용 부동산에만 세 부담이 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중진 의원은 “대통령 개인 판단에 맡기면 안 된다”며 “다양한 시각에서 보기 위해 야당과의 합의로 세제 개편을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100조 원이 넘는 초과 세수가 있는 상황에서 종부세 1조원에 왜 목숨을 거냐”(20일 합동연설회)는 송영길 대표 후보 주장에 호응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반면 “총선에 악영향이 있어도 집권 여당이 공정과세 측면에서 세제 개편에 나서야 한다”(재경위 소속 의원)는 주장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