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과 유흥식 추기경이 22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통일부, 뉴스1
“한반도는 지난 7~8년 동안 일체의 접촉, 대화, 만남이 끊어져 있는 상황인데 교황님의 방한이 그 다리를 놓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2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내년에 교황께서 오시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아주 큰 축복”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교황의 방한을 남북 간 신뢰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레오 14세 교황은 내년 8월 한국에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내년에 방한이 이뤄진다면 레오 14세 교황의 첫 방한이자, 역대 네 번째 교황의 방한이 된다. 세계청년대회는 교황청이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톨릭 청년 행사로, 2027년에 아시아에서 역대 두 번째로 열릴 예정이다.
세계청년대회와 관련해 정 장관은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서 세계 청소년들이 모이는데 북쪽의 청소년들도 함께 참석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교황님이 오시기 전까지 저희가 열심히 다시 남북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아주 성공적으로 되도록 잘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유 추기경도 “교황님의 일정과 메시지는 전 세계 교황청 대사관에 즉시 공유되고, 각국 교황대사들이 현지 상황에 맞게 북한 측과 접촉하는 등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교황께서) 내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방문하시는 데 그런 역할이 있다고 보고 노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유 추기경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국을 세계청년대회 개최지로 제안했던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분단국가다. 비무장지대는 155마일(약 249㎞)로, 만약 전 세계 젊은이들이 평화와 화해를 마음에 새기면서 동쪽에서 서쪽까지 인간띠를 만든다면 약 30만~35만 명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던 상황을 회상하면서다.
이어 “교황님이 베드로 대성당 광장에서 4000~5000명을 강복해 주시고 그 가운데 2000여 명은 기차로 로마를 출발해서 베이징까지 이동하고, 다른 한 2000여 명은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육로로 한국에 오는 것”이라며 “그렇게 순교 정신을 되새기고, 젊은이들이 함께 평화와 화합을 실천하며 한국에 모인다면 엄청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앞서 유 추기경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특별강연 ‘유흥식 추기경이 만난 두 교황 이야기’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