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2일 미국 정부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과 관련해 “무역법 301조 또는 다른 조항에 따라 우리한테 추가적인 관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7월 미국-남미 이재명 대통령 순방에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위 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 측과 협의를 하고 있고, 필요한 자료 제공이나 설명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부과해 온 10% 글로벌 관세의 만료 시점(현지시간 24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미국이 새로운 관세 체계를 적용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위 실장은 “대체로 (무역법) 301조 조치가 있더라도, 한·미 간의 관세 합의안의 큰 세율은 초과하지는 않는 거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7월 말 35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각각 15%로 낮춘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부터 무역법 301조 카드를 새로운 관세 압박 수단으로 꺼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60여 개 경제권에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조사에 착수한 뒤, 지난달 2일 무역법 301조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 국가에 10% 또는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으로, 한국은 중국·일본 등과 함께 ‘관세 12.5%’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조치 수단이 무역법 301조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는데, 이때는 1930년 제정된 관세법 338조를 꺼냈다. 위 실장은 “거의 작동 된 적이 없는 조항을 원용했다”며 “그런 여러 방식의 관세 부과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22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미 상무부·USTR과 만나 협의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요구와 관련해선 “미국 측으로부터 군함 등의 요청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는 입장으로 임해왔기 때문에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법적·정책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또 “우리나라는 호르무즈 해협의 경제·안보적인 스테이크(stake·지분)가 크게 걸려있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 젠슨 황 CEO를 다시 만난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청와대는 24일부터 진행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 7박 11일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24~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샘 알트만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과 만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비전을 나눈다.
26~29일엔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의 초청으로 브라질을 국빈 방문하고, 이어 칠레(29~30일)와 아르헨티나(30일~8월 1일)를 공식 방문한다. 위 실장은 “남미 세 국가는 세계 4위권인 2억8천만의 인구, 세계 7위 수준인 GDP 3.7조에 달하는 거대시장”이라며 “메르코수르(Mercosur·남미 공동시장)를 주도하는 브라질·아르헨티나와의 정상회담에선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를 논의하고, 칠레와는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를 논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