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오후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증거인멸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와 피해자는 어떤 관계로든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특별수사단은 22일 “최근 특수단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 당시 언급된 ‘장윤기가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에 대해 수사한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장윤기와 피해자의 면식 관계 정황은 경찰이 장윤기의 휴대전화 공기계를 디지털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경찰은 장윤기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친구목록에서 피해자와 이름이 같은 ‘이채원’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지난 15일 “면식 관계 정황이 있다”고 발표했다.
광주 도심에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당시 수사 발표 전 피해자 유족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거나 확인 요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특수단은 “사전에 유족에 설명드리고 양해를 구하지 못해 발표 당일 유족을 만나 충분히 배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현재까지 필요한 부분은 수시로 소통하며 상세히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 비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과 경찰이 21일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대해 동시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뉴스1
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은 경찰 지휘부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광주지검은 이날 국수본 강력계장 A경정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 인사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광주 광산경찰서가 장윤기 사건 수사 당시 국수본의 지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받았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A경정은 광주청 강력계장인 B경정에게 “본부장 지시”라며 장윤기의 성폭행 사건과 살인 사건의 분리 수사를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국수본부장은 박성주 전 치안정감이다.
경찰은 “국수본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B경정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국수본 특수단은 이날 오전부터 B경정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전날 국수본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A경정과 B경정의 업무 관련 대화 기록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당시 수사를 지휘한 광산서 전 형사과장 C경정은 “성범죄와 살인을 병합해 수사할 수 있도록 세 차례 정식 보고서로 국수본에 제출했지만 거부당했고, 광주청 강력계를 통해 관련 지침을 전달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장윤기 사건의 지휘부인 광주 광산경찰서 전 형사과장이 지난 21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경찰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까지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한 경찰 입건자는 광산서장과 형사과장, 강력4팀장, 강력4팀원 등 4명이다. 검·경은 이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증거은닉, 증거은닉방조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한편 장윤기 사건을 초동 수사한 광산서 측은 압수수색 영장 신청 과정에서 이름을 잘못 기재해 검찰로부터 반려받은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 수사팀은 장윤기 체포 이틀 뒤인 지난 5월 7일 장윤기의 계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영장을 신청했지만 반려됐고, 이 때문에 영장 집행이 하루 늦춰진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