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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공정을 물었더니 훈장을 꺼냈다”고 일갈한 김보미가 보여주는 것

중앙일보

2026.07.22 08:10 2026.07.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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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진 정치부 기자

권유진 정치부 기자

“686 정치가 민주당을 망쳤습니다.”

이같은 주장을 쏟아내는 김보미 당 대표 후보는 686 주자들 사이에 이전투구가 난무하는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의 씬스틸러다. 당이 당비 납부 의무 기간을 채우지 못한 송영길 의원의 출마에 예외를 인정하자 “원칙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고 했고, 정청래 전 대표에게는 “6·3 지방선거, 청년 이탈 등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이 또 출마하는 구조 자체가 민주당의 공정과 원칙이 무너진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가 눈길을 끄는 건 거침없는 말 때문만은 아니다. 그간 민주당의 청년 정치인을 중앙 정치에 등용하는 방식은 발탁과 영입이었다. 정치적 자생력보다는 누구랑 가깝냐 또는 온라인상에서 얼마나 인지도가 있냐가 늘 관건이었다. 그는 당 주류가 제공한 시혜성 트랙 바깥에서 성장했다. 2018년 스물아홉살의 나이로 강진군 의원이 됐고, 재선해 임기를 마친 뒤 6·3지방선거에서 강진군수 후보 경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이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이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중앙 정치 도전 과정에 놓인 허들은 끝이 없었다. “오후 6시까지 서류를 발급받아야 해서 너무 바쁩니다.” 당 대표 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 16일 오후, 전화기 너머 김 후보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이틀 전 저녁 후보 등록 공지를 통해 알게 된 제출 서류 14종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얘기였다. 그러느라 후원회 등록과 후원계좌 개설 절차도 줄줄이 늦어졌다. 청년 후보 감면을 받아도 1000만원을 내야 하는 예비경선 기탁금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고 한다.

송 의원의 출마 자격을 문제 삼았던 김 후보는 지난 21일 서울시 의회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초청 간담회장에서 송 의원이 자신에게 공개적으로 고함을 쳤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송 의원이 “내가 검찰개혁을 외치다 이렇게 고생했는데, 도와준 것 있냐”며 소리쳤다는 것이다. 그 상황을 김 후보는 “공정을 물었더니 훈장을 꺼냈다”고 요약했다. 정 전 대표를 향해 “대표가 당을 이끌던 지난 1년동안 민주당은 퇴보했다”고 쓴소리를 내뱉은 그를 정 전 대표 지지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아버지의 빽으로 정치해 놓고 평당원 행세를 한다”는 등 연일 비난 중이다.

오늘(23일) 예비경선 결과 발표로 김 후보의 짧은 전력 질주는 끝날 가능성이 크지만, 민주당의 기득권자들은 그가 남긴 불편함의 실체를 되짚어봐야 한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청년을 권력과 책임을 나누는 주체로 마주할 준비가 돼 있는가. 청년의 요구를 구호가 아닌 정책으로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가. 그래야 총선이 열리는 2028년에 희망이 있다.





권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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