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내에서까지 부작용 우려가 나왔던 검사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기어이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것이 검찰 개혁의 대원칙이고, 당내에 어떤 이견도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의원들이 의총에서 우려를 표하고 절충 입법에 나선 것이 여론 무마용 쇼였다는 말인가.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법안의 본회의 상정과 처리를 속전속결로 끝낼 태세다. 여야가 선관위 특검에 합의하면서 개원 50여 일 만에 겨우 국회를 정상화했는데, 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은 이런 협치 분위기마저 다시 얼어붙게 만들었다.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가속페달을 밟는 것은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와 무관치 않다. 보완수사권 이슈가 당 대표 선거에서 쟁점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서두르는 정황이 뚜렷하다. 전대에서 표를 행사하는 강성 지지층은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을 ‘검개(검찰 개혁) 11적’으로 칭하며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맹비난하고 있다. 이런 표심을 의식해 당 대표 후보들은 일제히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내세워 왔다. 청와대 역시 어떤 결정이든 존중하겠다며 뒤로 빠졌다. 집권 여당이 당권 싸움의 유불리 계산을 앞세워 국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형사사법 체계를 졸속으로 바꾸는 무책임한 행태는 한국 정당사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이 그제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학자 등을 불러 토론회를 연 것도 여론을 수렴했다는 명분 쌓기에 불과했다. 오죽하면 정부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교수가 “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주술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하겠나.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의 증거 인멸과 조작 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성계와 진보단체까지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할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국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여권은 친명·친청 등 계파로 나뉘어 당권 싸움을 벌이면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선명성 경쟁의 소재로 소진하고 있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끝내 강행 처리한다면 민주당은 인권과 약자 보호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