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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서울숲 덕 ‘핫플’ 된 성수동…하마터면 차이나타운 될 뻔”

중앙일보

2026.07.22 13:00 2026.07.2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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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서울숲을 만들다


지난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서울이었다. 그때 두 명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가 한 치의 양보 없이 설전을 벌였던 주제가 있었다. 성수동 발전의 주역이 누구냐는 것.

성수동은 원래 지금같은 ‘핫플레이스’가 아니었다. 제화공장을 비롯한 소규모 공장들이 잔뜩 들어서서 하루 종일 망치소리가 끊이지 않던 낙후 지역이었다. 12년간 성동구청장을 지낸 여당의 정원오 후보는 성수동이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불릴 정도로 상전벽해한 걸 대표 치적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야당의 오세훈 후보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 성수동 발전의 뿌리는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추진한 서울숲입니다. "

2005년 6월 18일 서울숲 준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서울시장. 사진 이명박대통령기념재단

2005년 6월 18일 서울숲 준공식에 참석한 이명박 서울시장. 사진 이명박대통령기념재단

성수동 발전을 누구 한 사람의 공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렇지만 성수동 변화의 중요한 계기 중 하나가 서울숲 조성이었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나 역시 서울숲을 구상할 당시, 녹지 공간이 낙후된 주변 지역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 기대가 시간이 흐르며 현실화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땅 팔아 숲 만들 겁니다!”…공무원은 상상도 못한 ‘MB스타일’
성수동은 오랫동안 뚝섬이라는 지명으로 더 익숙했다. 그 뚝섬에 개발 요인이 생긴 건 1989년 거기 있던 경마장이 경기도 과천시로 옮겨가면서였다. 서울시는 그 시유지를 대대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내 전임 시장들의 계획은 주거·상업·관광 단지 조성이었다. 그때까지의 개발이라는 게 의례 그랬듯 빌딩을 올리고 아파트를 지으며 돔구장 같은 상징적 랜드마크를 몇 개 얹는다는 계획이었다. 전형적인 과거 산업화시대 개발마인드였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뚝섬을 그렇게 상업용지로 개발해 매각할 경우 5조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추정하면서 꿈에 부풀어 있었다.

서울숲 조성 당시의 뚝섬 모습. 진 이명박대통령기념재단

서울숲 조성 당시의 뚝섬 모습. 진 이명박대통령기념재단

5조원의 개발 수익은 서울시장으로서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금액이었다. 그러나 고심 끝에 전혀 다른 구상을 그들에게 내놓았다.

" 뚝섬에 생태숲을 만들 겁니다. "

공무원들이 경악했다.

" 숲이요? 아니, 시장님. 전임 시장 때 이미 상업지구로 개발하기로 확정되면서 주민들이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계획을 바꾸면 안 됩니다. "

나는 그들에게 반문했다.

" 상업지구로 개발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그 지역이 발전됩니까? "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그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 네? "
세계적인 핫플레이스로 변신한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성수동의 성공 비결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중앙포토

세계적인 핫플레이스로 변신한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 성수동의 성공 비결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중앙포토


나는 그동안 생각해 온 바를 설명했다.

" 서울시가 상업지구를 만든다고 그 지역이 발전할까요? 아닙니다. 강북이 낙후된 것도 개발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도로와 공원, 학교, 병원 같은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개발만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건물과 인구는 늘었지만 교통은 더 막히고 생활환경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

1970년대 현대건설에서 강남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상업지구를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도로와 공원 같은 생활 인프라를 강북에 갖추는 것입니다. 인프라가 마련되면 민간의 투자와 개발은 자연스럽게 뒤따르고, 강북도 강남처럼 발전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서울시 공무원들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또한 5조원의 개발 수익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 그럼 개발수익은 포기한단 말입니까? 그리고 개발수익이 없는데 무슨 돈으로 숲을 만드신단 말입니까? "

나는 답했다.

" 찾아보면 방법은 있을 겁니다. 땅을 팔아도 되고…. "

공무원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 땅이요? 어떤 땅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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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욱.박진석.김상진.김기정.왕준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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