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들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하는 것에 대해 “그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외무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은 (중동에서 공급되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조현 장관을 비롯해 도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의 회의와 관련 “오늘은 그런(군함 파견)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서도 “과거에 그들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확실히 여러 국가에 이 문제를 제기해 왔다”며 “그들이 반드시 그렇게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참여한다면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 발발 초기였던 지난 3월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을 거론하며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해외 파병에는 국회 동의 등 국내법상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이날 “각국마다 이(군함 파견)를 승인하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에 대한 제한 사항이 다르다”며 “일부는 입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일부는 (행정부가)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지시간 22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외무장관회의를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모테기 모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회의를 한 뒤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루비오 장관은 이어 “이들 중 일부는 기뢰 제거 및 유사 분야에서 독보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그들이 이 노력에 동참한다면 매우 좋을 것이며, 일부 국가는 결국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본내 일부 ‘적극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요구가 나왔을 당시 1991년 걸프전 종전 이후 페르시아만에서 기뢰를 제거했던 해상자위대의 경험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등 여러 회의체에서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들에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결국 동맹국들의 군사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해달라고 추가로 요청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청와대는 미국으로부터 군함 파견 등 구체적 요구가 새로 제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