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한국 경제 0.6% 성장…반도체 수출 호조에 중동발 충격 넘었다
중앙일보
2026.07.22 18:21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운반선이 접안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3% 증가한 549억3300만 달러로, 역대 7월 최고 수출액 기록인 2024년(369억 달러)을 크게 넘어섰다. 뉴시스
한국 경제가 2분기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을 극복하며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38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23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0.2%를 0.4%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3.8%, 2분기 3.7%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2분기 들어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으로 성장 여건이 악화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재화와 서비스 소비 증가에 힘입어 0.4% 늘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등을 중심으로 0.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토목 부진으로 0.2% 감소한 반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 증가에 힘입어 0.2% 늘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연구개발(R&D)과 소프트웨어 투자가 확대되면서 3.3%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분기(5.4%) 이후 1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1.4% 증가했고, 수입도 자동차와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0.8% 늘었다.
2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내수가 0.3%포인트, 순수출이 0.3%포인트를 각각 기록하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민간소비는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렸고,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0%포인트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생산 증가에 힘입어 1.2% 성장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 및 원료 재생업 부진으로 1.3%, 건설업은 토목 부진 영향으로 1.9% 각각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 부진으로 7.1% 줄었고, 서비스업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성장에 힘입어 1.1% 증가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이는 1분기(13.2%)를 웃도는 수준으로,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실질 GDI는 생산 활동을 통해 얻은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가격이 상승해 교역 조건이 개선된 영향이 반영됐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앞서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2분기 실질 GDI 성장률 등을 주요 판단 요소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