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김두언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 채널전략팀장 (이하 빈센트)이 한 말이다. 이달 초부터 계속된 코스피 하락세로 전고점 대비 30% 넘게 빠진 상황이었지만 그는 “이미 반등의 시그널은 여러 군데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근 뜨거웠던 반도체 시장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다. SK하이닉스가 15만 원, 20만 원대에 머물러 있던 시절 상승을 예견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외쳤기 때문이다.
좋을 땐 좋지만 문제는 안 좋았을 때다. 최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식이 폭락하자 매수를 적극 권했던 전문가들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잔뜩 위축돼 있을 줄 알았는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반등의 트리거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될 겁니다.”
김두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빈센트)는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공교롭게도 인터뷰 다음날인 22일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4%대 급등했다. 오전 9시 6분, 지수가 5% 이상 치솟으며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다시 넘은 건 나흘 만이었다. 물론 오후 들어 상승 동력이 떨어져 상승 폭을 거의 반납했지만, 일각에선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말 새로운 상승장의 시작 신호일까, 아니면 반짝 반등에 그칠까.〈뉴스 페어링〉은 빈센트에게 반도체주 반등이 시작됐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새로 매수하기에 좋은 타이밍 등을 물었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반도체 실적은 역대급인데, 주가는 왜
📌美 빅테크 실적 발표, 꼭 확인할 것
📌전고점 회복 시기 직접 계산해보니
📌지금 사야 하나요? 그의 답변은
실적은 역대급인데, 주가는 왜
Q : 요즘 주식 시장 왜 이렇게 안 좋은 건가요?
A :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괄목할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고, 실제 7월 수출 잠정치도 전년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즉 경제 펀더멘털은 매우 좋습니다. ‘안 좋다’는 건 결국 주가 얘기입니다. 지금은 실적과 주가의 괴리가 매우 커진 상황인데요. 그 괴리가 커질 수록 시장이 더 안 좋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 요즘처럼 변동성이 크다보면 투자심리도 위축되는 것 같아요.
A : 이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느냐 아니냐를 찬찬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죠. 한국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값비싼 문장은 ‘이번엔 다를 것이다’일 겁니다. 이 말이 틀렸을 때 감내야 하는 게 주식으로 따지면 하락폭이 매우 크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저는 이제는 패러다임이 달라졌다고 말하고 싶어요.
Q : 어떻게 달라진 거죠?
A : 지금의 결과를 놓고 보면 주가는 고점 대비 40% 하락했으니 여전히 사이클 산업이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더이상 사이클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동안은 3개월, 6개월 길어봤자 1년 계약을 했지만 이제는 적어도 5년 이상 그 이상의 장기계약을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세상에 없던 이같은 계약을 이뤄나가고 있어요.
Q : 더이상 반도체 산업이 사이클 산업이 아니라고 보시는 거죠.
A : 반도체 산업 수급의 파동은 반복될 겁니다. 하지만 불황의 의미가 달라졌어요. 예전엔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만든 정직한 하강국면이었다면, 지금은 그 아래를 받치는 구조적 수요와 전략적 지원을 함께 품고 있어요. 다시 말해 반도체는 여전히 출렁이지만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무너지지 않아요. 산업의 근간이 달라졌기 때문이이에요. AI가 수요를 끌어당기고 국가는 공급망을 붙들고 생존한 소수 기업은 기술 장벽까지 높이고 있죠. 이 힘이 겹쳐지면서 반도체 사이클은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 바닥 위에서 움직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