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21일 ‘2차 종합 특검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결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의 표결 참여를 설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21일 오전 10시쯤 김준형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우리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관해선) 크게 뜻이 다르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23일 파악됐다. 혁신당은 지난 20일 민주당 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신중론이 제기되자 “자동으로 민주당과 협조하는 국면이 진행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표결 비협조를 시사했다. 21일 오전 9시 30분 열린 혁신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이 제헌절이 지나고 나서도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을 처리하지 않았으니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까지 설득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 권한대행은 청와대 측의 연락을 받은 뒤 오전 10시 30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났다. 한 원내대표는 이때는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으나, 오후 2시 김 원내대표를 다시 만나 “우리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혁신당은 오후 회동이 끝나고 필리버스터 종결 표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튿날(22일)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개혁의 출발점이자 완성”이라며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공개 발표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국회 운영위원장)와 김준형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날 시작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특검법)'에 관한 본회의 필리버스터 관련 논의를 위해 회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21/뉴스1
한 혁신당 의원은 “우리도, 민주당도, 청와대도 특검법 필리버스터 종결을 두고 부담이 있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필리버스터 종결 과정에서 청와대와 교감했느냐’는 질문에 “이해가 안 된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혁신당 사이 보완수사권 처리 시점을 둘러싼 긴장은 여전하다. 혁신당에서는 7월말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때 법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8·17 민주당 전당대회에 휩쓸려 법안 처리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이날 법사위 법안1소위 회의 이후 취재진을 만나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고, 수사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등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체계 완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 여진도 존재한다.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범죄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방향’ 토론회를 개최하고 “검사에게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기자고 하면 ‘반개혁’ ‘반민주’로 비난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피해자가 원하면 검사가 수사에 관여해 점검하고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지도부 등에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