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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사도광산 역사 충분히 다뤄야”…유네스코, 사도광산 결정문 채택

중앙일보

2026.07.2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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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노동자들 관련 전시관 등을 안내하는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안내 브로셔 별지. 사진 외교부

사도광산 노동자들 관련 전시관 등을 안내하는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안내 브로셔 별지. 사진 외교부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인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노동자가 동원돼 강제노역에 시달렸다는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알리겠다고 한 당초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국제기구 결정문이 채택됐다. 유네스코 산하 세계유산위원회는 ‘사도광산’에 대해 광산 채굴의 모든 기간에 걸친 ‘전체 역사’를 현장 해설과 전시에 반영하고 이행 상황을 다시 보고하라고 권고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결정문을 토의없이 합의로 채택했다. 해당 결정문은 2024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에 요구한 후속 조치의 이행 상황을 평가한 결과다.

앞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지난 15일 공개한 결정문 초안에는 일본이 사도광산 관련 전시시설인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마련한 현재의 해석·전시 전략이 광산이 운영된 모든 시기의 ‘전체 역사(whole history)’를 현장에서 어떻게 보여주는지 “추가적인 명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체 역사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일본에 의해 광산에서 강제로 노역한 역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전체 역사에 관한 해석·전시 전략이 일부 진전을 보였지만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않았다”는 게 세계유산위원회의 지적이다. 결정문은 일본이 “관련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전시 전략과 시설을 개선하도록 권고했고 진행 상황도 세계유산센터에 정기적으로 알리도록 했다.

사도광산은 일제 강점기 약 1500~2000명의 조선인이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한 장소다. 정부는 2024년 일본이 이런 역사적 사실을 명시하는 조건으로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 측이 마련한 전시와 보고서에는 강제동원을 직접 드러내는 표현이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이 지난해 12월 제출한 보존현황보고서(SOC)에는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 등 후속 조치가 담겼는데 관련 전시와 안내엔 ‘한반도 출신 노동자’란 표현만 있을 뿐 동원과 노역의 강제성을 인정하는 표현은 없었다. 이에 정부는 일본과 두 차례 국장급 대면 협의를 하고 유네스코 사무국과 위원국들에도 일본의 조치가 불충분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날 결정안이 채택된 데엔 한국인이 참여한 노동의 강제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의 사도광산 전시관인 '키라리움 사도' 외관. 연합뉴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의 사도광산 전시관인 '키라리움 사도' 외관. 연합뉴스

앞서 세계유산위는 결정문 초안에서 일본 정부에 2027년 12월 1일까지 새 이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세계유산위는 2028년에 열리는 제50차 세계유산위에서 해당 보고서를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권고를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한 불이익이 없는 만큼 일본 정부가 추가 이행에 나설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사도 광산의 역사 전시가 불충분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부로서는 등재 당시의 결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성실하게 대응해왔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결정문에) 전체 역사에 대한 설명과 전시를 포함한 세계유산 등록 당시 권고된 사항의 진척 상황에 대해 일정 정도 긍정적 평가가 있었으며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일본 측의 입장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포함해 적절히 대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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