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백수’ 기간이 1년이 넘었다.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대학에 들어가 졸업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역대 최장으로 길어졌다. 졸업하고 처음 얻은 직장은 4명 중 1명 꼴로 시간제였다.
23일 국가데이터처는 이런 내용의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년층 부가조사는 15~29세 청년층의 취업 실태를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2004년부터 매년 5월 실시된다.
조사 결과, 지난 5월 기준 전체 청년 인구(782만2000명) 가운데 최종학교 졸업자는 400만3000명(51.2%)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재 미취업자는 124만3000명으로 31.1%를 차지했다. 대학교 등을 졸업하고도 10명 중 3명은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셈이다. 미취업 청년 중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기간이 1년 이상인 비율은 48.6%(60만5000명)로, 세계 금융위기 충격이 있었던 2009년(51.7%)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았다. 3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비율은 19.4%(24만1000명)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7년 이후 최고였다. 김락현 국가데이터처 고용통계과장은 “경력직 선호와 수시 채용 증가 등 취업 문화의 변화가 청년층에 불리한 환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대학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졌다. 대졸자가 대학 입학 후 졸업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4년 5.7개월로 전년보다 1.3개월 늘어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4년제 졸업자만 놓고 보면 5년 1개월(남자 5년 11.1개월, 여자 4년 6.4개월)로 더 길었다.
어렵게 취업해도 첫 일자리의 안정성은 떨어졌다. 첫 일자리가 전일제가 아닌 시간제였던 비율은 25.8%로 전년보다 1.5%포인트 높아져 역대 최고를 찍었다. 계약 기간이 1년 이하인 일자리도 32.0%로 1.1%포인트 증가했다. 첫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계약 기간 끝남’을 꼽은 비율은 15.5%에서 18.0%로 뛰었다.
최종학교를 졸업한 청년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 취업자가 1년 새 5만1000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전체 졸업 청년 취업자에서 이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7.9%에서 6.6%로 1.3%포인트 낮아졌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취업자도 2만9000명 감소하며 비중이 7.1%(-0.5%포인트)로 떨어졌다. 인공지능(AI) 도입이 활발한 정보기술(IT)·전문직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