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가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서 가슴 뛰는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충암고를 상대로 연장(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5로 승리했다. 이 대회 최다 우승팀(6회)이라는 화려한 훈장을 달고 있지만, 정작 마지막 우승 이력은 52년 전(197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북고 선수들에겐 반세기만의 왕좌 탈환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끌어올린 승리다.
경북고가 초반 흐름을 잡았다. 1회 말 엄태욱의 희생플라이와 3회 말 강태현의 적시타를 묶어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5회 초 안건우의 2타점 3루타와 배정호의 역전 적시 2루타를 집중한 충암고에게 2-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경북고는 2회 2사부터 마운드에 올라 경기 종료까지 7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진 상대 에이스 김지율을 공략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경북고에 미소를 건넸다. 9회말 1사, 경북고 7번 타자 피지윤이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려 승부의 균형을 되찾았다. 지난달 청룡기 대구고전 만루 홈런에 이어 또 한 번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승부치기로 접어든 연장 10회초, 충암고에 먼저 2점을 내주며 3-5로 쫓겼지만, 경북고는 흔들리지 않았다. 10회 말 1사 2,3루 찬스에서 조재완의 적시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상황에서 상대 견제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린 조재완은 최우준의 1루 땅볼 때 과감히 홈을 파고들었다. 포수의 미트를 돌려 태그할 때, 조재완의 손끝도 거의 동시에 홈플레이트를 스쳤다.
정적 속에 진행한 비디오 판독. 화면 속 조재완의 손이 포수의 태그보다 미세하게 빨랐다. 이어진 세이프 판정과 함께 경북고 선수단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경북고는 대통령배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문이지만, 총 여섯 차례(1967·68·70·71·72·74)에 이르는 우승 이력은 모두 반세기 전에 머물러 있다. 이번 대회는 무려 52년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다.
8강 상대는 세광고를 14-4(7회 콜드)로 제압한 경주고다. 포항 야구장과 가까워 홈 경기 못지않은 응원을 받은 경주고는 한정훈의 3안타 3타점 맹타와 선발 김채율의 호투를 묶어 8강에 안착했다.
경동고는 인상고를 6-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경동고가 8강에 오른 건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선발 김민준이 4이닝 2피안타 무실점, 두 번째 투수 임태현이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합작 완봉을 만들어냈다. 4번 타자 포수 곽민준은 3타수 1안타 2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한편 군산상일고는 포수 백준기의 홈런포를 앞세워 지역 라이벌 전주고를 10-3(8회 콜드)으로 제압했다. 청원고 역시 부산공고에 9-2(8회 콜드)로 이겨 16강행 막차를 탔다. 상일고와 청원고는 오는 25일 8강행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