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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투표율 데이터 조작 적발, 선관위 불법의 끝은 어딘가

중앙일보

2026.07.23 08:22 2026.07.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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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악 전 중앙선관위 위원장(왼쪽)과 위철환 중앙선관위 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출석했다.[중앙포토]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 위원장(왼쪽)과 위철환 중앙선관위 위원장 직무대행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출석했다.[중앙포토]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투표수 집계 과정에서 투표율 통계에 오류가 생기자 선거 통계 시스템을 임의로 조작한 정황이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의해 포착됐다. 경기도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했는데,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말고 임의로 조정해 숫자 맞추기를 하자고 모의한 메신저 대화 내용 등을 확보했다고 한다. 데이터 숫자를 조작한 것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는 또 다른 차원의 범죄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도대체 얼마나 저질러진 것인가 알 수가 없을 지경이다.

그동안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당일 한 시간 단위로 전국 투표소의 투표자 수를 집계해 투표율을 공개해 왔다. 만약 특정 투표소에서 투표자 수를 잘못 입력할 경우 수정 지시와 재승인 절차를 밟아 수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경기도선관위의 경우 직원들이 규정된 보고 및 승인 절차를 무시하고 통계 시스템을 임의로 조작해 투표자 수를 다른 지역 투표소로 분산했다는 것이다. 후보별 득표수를 조작한 것이 아니어서 선거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선거 당일 매시간 공개되는 투표율은 지지층 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투표율 통계는 향후 선거관리 업무에 활용되는 기본 데이터다. 이런 식으로 아무렇지 않게 통계를 조작하니 투표율 예측에도 실패하고, 결국은 투표지 인쇄도 부족하게 준비해서 일부 유권자가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참사로 이어진 것 아닌가.

선관위 직원들의 행동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 신뢰를 저버린 중대한 문제다. 이런 행태들이 하나둘이 아니니 선관위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퍼지고, 이를 토양으로 삼아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선거에 대한 불신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의 위기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직원들의 투표율 임의 수정을 문제 삼아 부정선거론을 들고 나올 기세다. 하지만 득표수를 조작했다는 징후는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부정선거론의 증거로 예단하는 것은 무리다. 여야가 ‘선관위 특검법’에 합의했으니 투표수 조작 의혹을 포함해 불법의 전모를 철저히 수사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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